제3139장

이창민이 물러난 뒤 이천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사람을 시켜 우나연을 불러오게 했다. 잠시 후 우나연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고 이천후는 군말 없이 소매를 휘둘렀다. 촤아아... 순간 무수한 노을빛이 사방에 흩어지며 짙고도 끈적이는 혈기와 생명의 정기가 의사당 가득 차올랐다. 허공에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이형 열 매가 붉디붉은 빛을 뿜어내며 떠올라 있었는데 그 껍질을 감싼 여섯 가닥 도문이 희미한 신성을 맴돌며 보는 이의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기세를 흘려내고 있었다. “이건 설마 사문... 아니, 육문 천기 혈과입니까?” 우나연의 원래 차분하던 눈빛은 이 과실들을 보는 순간 단단히 얼어붙었고 그녀는 곧바로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오? 너도 알고 있었어?” 이천후는 그녀의 반응이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떻게 모르겠어요! 모를 리가 있나요!” 우나연은 숨을 고르지 못할 만큼 격앙된 채로 붉은 열 매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건 천기 성지에서만 나오는 무상의 신물 혈문 도과잖아요. 하늘과 땅의 조화를 빼앗아 품은 과실로 수인의 혈맥 힘을 크게 증강시킬 뿐만 아니라 혈맥 깊숙이 숨어 있던 잠재력을 끌어내는 기적 같은 효과가 있죠!” 그녀는 기억을 떠올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예전에 제가 처음으로 열천황접의 혈맥을 깨웠을 때 외할머니께서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직접 천기 성지를 찾아가셨습니다. 두 조각의 희세 성료를 내어주시고 겨우 얻어온 것이 고작 오문 혈문 도과 두 개였어요. 그 두 개의 오문 혈문 도과 덕분에 저는 몸속 깊이 잠들어 있던 혼돈마신의 혈맥을 불러낼 수 있었죠.” “뭐라고? 희세 성료 두 조각을 내주고도 겨우 오문 혈과를 두 개밖에 못 얻었다고?” 이천후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완전히 얼빠진 듯한 표정이었고 자신이 방금 잘못 들은 것이 아닌지 의심할 지경이었다. 성료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 그것은 성주급 인물이 평생에 단 한 번 단련할 본명 성기를 빚어내는 핵심 재료다. 세상천지 어디서도 찾기 힘든 물건으로 그 가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