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8장
이천후는 붉은 옷의 스님이 남긴 흔적을 따라 끊임없이 추격해 나갔다.
방금 지하궁전에서 음귀파의 제자들을 몰살할 때 이미 붉은 옷의 스님의 기운을 감지하여 그를 추적하고 있었다.
얼마를 쫓아갔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달린 끝에 그는 이름 모를 한 산골짜기에 도착했고 그 골짜기를 따라 절벽 꼭대기로 빠르게 올라갔다.
다만 절벽 꼭대기에 막 올라선 이천후는 순간적으로 걸음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렸다. 붉은 옷의 스님의 기운이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절벽 위는 넓은 평지였다. 이천후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어딘지 모를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이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는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그때 갑자기 한쪽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운해에서 온 이천후, 이곳은 아주 좋은 명당자리니 네 무덤으로 딱이겠구나. 여기서 죽는 건 어떠냐?”
이천후는 살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두 명의 인물이 서 있었다.
한 명은 긴 머리의 남자로 손에 큰 칼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그가 찾고 있던 붉은 옷의 스님 바로 가라 성사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냉소를 띤 채 이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을 건넨 이는 붉은 옷의 스님이었다. 그는 강렬한 눈빛으로 이천후를 응시했다.
“내 정체를 알고 있어?”
이천후가 그를 힐끗 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당연히 알고 있지.”
붉은 옷의 스님이 냉소하며 답했다.
“이미 너에 대한 소식을 들었거든. 중주의 신도에 갔을 때부터 말이야. 그곳에서 내 귀왕 둘을 처치하고, 음귀파의 부문주까지 죽였잖아. 이 일을 해낼 자는 이천후 너밖에 없겠지.”
“보아하니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군.”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물론이지. 이 선생은 네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붉은 옷의 스님은 음험하게 웃었다.
“이 선생이라면... 이백헌을 말하는 건가?”
이천후가 물었다.
“맞아, 이백헌. 네 정보는 전부 이 선생에게서 얻었으니, 우리는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없지.”
이천후의 마음속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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