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2장
이천후는 텅 빈 배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산에서 며칠이나 지냈다 보니 배가 꽤 고팠다. 그는 식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소우현을 따라 식당 문 앞까지 갔다.
식당 안에선 한 여인이 간식을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삼십 대 초반으로 보였고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소우현이 그 여인이 자신의 아내라며 소개했을 때 이천후는 살짝 놀랐다. 소우현이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묘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은미야, 이분은 이천후 씨야!”
소우현은 매우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김은미는 소우현을 무시하듯 가볍게 쳐다보더니 경멸 섞인 눈빛으로 이천후를 훑어봤다. 그러고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코웃음을 쳤다.
“소우현, 너 같은 놈이 아는 사람도 있어? 정말 웃기는 일이야!”
소우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반박하려 했으나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얼른 작은 의자를 하나 꺼내 닦아서 이천후에게 건넸다.
“천후 씨, 죄송한데 저희 가게에 이거밖에 없지만 그래도 불편해하지 마시고 앉아주세요.”
“네, 전 괜찮아요.”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의 얼굴엔 어떠한 불쾌함도 없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몇 가지 요리를 할 테니 같이 한잔합시다.”
소우현은 환하게 웃으며 이천후에게 말하고는 부엌으로 달려가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 김은미가 의자를 발로 차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에 손을 얹고 소리쳤다.
“뭘 요리를 해? 기름, 소금은 공짜인 줄 알아? 채소는 그냥 자라는 거야?”
“소우현, 너 이제 배짱이 커졌구나? 뭐든 네 맘대로 하려고?”
김은미는 거친 말투로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높아 주변 이웃들의 귀에도 쏙쏙 들어갔고 이웃들은 그녀의 말에 하나둘 고개를 내밀며 비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우현은 고개를 조아리며 계속 김은미에게 사과했고 그의 얼굴엔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가득했다.
그 사이 날씨가 변덕을 부리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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