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4장
“진경아...”
이 장면을 본 박노원은 가슴이 아팠고 박진경의 부모는 미친 듯이 딸에게 달려갔다.
쾅.
하지만 박진경이 결연하게 휘두른 검은 그녀의 목을 가르지 못했다. 그 검은 어떠한 힘에 의해 튕겨 나가 땅에 떨어졌다. 이천후가 손을 쓴 것이다.
박진경은 고개를 들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이유를 말해봐요.”
이천후가 차분하게 물었다.
박진경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말했다.
“제 큰아버지에게는 ‘독수 흑룡’이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이천후는 그 말에 순간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이제야 이해가 갔다. 자신이 밤빛 술집에서 죽인 독수 흑룡이 바로 박진경의 큰아버지였고 그녀는 큰아버지 대신 복수하려고 문정수를 불러 자신을 죽이려 했던 것이었다.
이천후의 시선이 천천히 박노원에게로 옮겨졌다.
박노원은 가슴을 치며 고통스럽게 말했다.
“이 대사님, 독수 흑룡은 제 큰아들이 맞습니다. 하지만 상현이는 성정이 잔인하고 인간다움을 찾을 수 없는 놈이었습니다. 그놈이 중주에서 악행을 저지른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는 이미 10년 전에 상현이와 모든 관계를 끊었고 우리 박씨 가문도 그놈과 인연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진경이가 그 어리석은 놈을 위해 복수하려고 문정수를 불러 이 대사님께 도전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입니까? 정말 천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박노원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며 말을 마쳤다.
“이 대사님께 사죄하고 잘못을 빌어!”
그러나 박진경은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세상 모두가 큰아버지를 악인이라 욕해도 큰아버지는 언제나 제겐 가장 소중하고 존경스러운 분이셨어요!”
“네 이놈!”
박노원은 고집 부리는 손녀를 보고 분통을 터뜨리며 다리를 내리쳤다.
그는 이천후가 화를 내면 손녀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이천후는 그런 옹졸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보기에 박진경이 친척의 복수를 위해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일에는 옳고 그름이 없었다.
다만 고수를 불러 자신을 죽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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