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7장

곧이어 윤태호는 이천후에게 사건의 전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설명했다. 그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이천후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간 큰일 날 테니까. 윤태호가 이야기를 마친 후 이천후는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일은 윤태호의 여색을 밝히는 마음 덕분에 예상치 못하게 방혜윤의 순결을 지켜준 셈이었다. 만약 윤태호가 중간에 끼어들지 않았다면 방혜윤은 이미 주도운에게 모욕당했을지도 몰랐다. “동기는 불순했지만 결과적으로 나를 도왔군요. 이번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어요.” 이천후는 턱을 살짝 올려 윤태호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 대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윤태호는 땀을 닦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마치 사면을 받은 사람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정신을 차린 이해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착,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윤 대표님이 왜 너한테 이런 자세를 보이는 거야?” 바로 그 순간 방 문이 다시 열리더니 뛰어난 몸매의 여인이 걸어 들어왔다. 무릎까지 덮는 검은색 타이트한 스커트는 완벽한 엉덩이 라인을 드러냈고 길고 매끈한 다리는 탄탄했다. 특히 날씬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가 대조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는 나이가 젊었지만 온몸에서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고 여왕 같은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 성숙한 분위기와 여왕의 기품은 남성들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청하야, 네가 왜 여기까지 왔어?” 그 여자를 보자마자 윤태호가 서둘러 다가갔다. 그녀는 바로 윤태호가 오늘 밤 초대한 중요한 손님 김청하였다. “회장님이 오셨는데 제가 안 올 수 있나요?” 김청하는 다정하게 웃으며 긴 다리를 뻗어 이천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회장님!” ‘회장님?’ 그 호칭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의문을 품었지만 방혜윤의 귀에는 그 호칭이 마치 번개처럼 날카롭게 꽂혔다. 그날 이엘 엔터테인먼트 앞에서 진가영의 이모 양미라는 김청하라는 사람이 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