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0장
그 순간 한문식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떨렸다. 그는 한용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회사에서 해고된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삼촌과의 관계까지 끊긴다면 그는 이제 어디에서도 설 자리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한문식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고 조금 전까지 거만하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몸을 움츠리기만 했다.
“꺼져!”
한용문은 한문식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그러자 한문식은 고개를 숙인 채로 어두운 얼굴을 하고는 황급히 방을 나갔다.
이 모습을 본 손미혜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한용문이 이렇게까지 이천후에게 신경을 쓰고 그에게 예의를 차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임소희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천후가 신도에서만 영향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동해의 최고 부자까지 그를 이렇게 대접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용문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 그는 원래도 조카인 한문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 마침 이번 기회를 빌려 그를 회사에서 내쫓고 싶었다.
둘째, 이천후가 전에 그의 사업에 도움을 준 적이 있어 오늘이야말로 이천후에게 보답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셋째, 그는 이천후에게 또 다른 부탁을 하고 싶었다.
“정말 미안해. 내 조카가 오만하게 굴고 자네의 동생에게 무례를 저질렀네. 다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야. 진심으로 사과하겠네.”
한용문은 이천후에게 한 걸음 다가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이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원래부터 한용문을 좋게 생각했던 그는 공손히 대답했다.
“한 회장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저 사소한 일일 뿐입니다. 이미 지나갔으니 더 이상 문제 될 건 없습니다.”
“하하하. 자네는 성격이 정말 시원시원하군. 자, 이제 돌아가서 함께 술 한잔하지.”
한용문은 이천후에게 따뜻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임소희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 뒤 한용문, 손미혜와 함께 다시 룸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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