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7화

“좋아, 사과하면 되지? 곽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허웅이 한 말은 마치 청명한 하늘에 번개가 치는 것과 같았다. 현장에 있던 허웅의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모두 주인의 수치를 죽음으로 갚겠다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찼다. 엽현길조차 멍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곽안우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허웅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곽안우의 장난스러운 농담일 뿐, 대수롭지 않게 말한 것이었다. 또한 곽안우는 결코 허웅이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허웅이 인정을 했다. 이윽고 곽안우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허웅, 당신 정말 대단해, 정말 조금의 체면도 없네?” 허웅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체면이란 것, 원래부터 가장 값어치가 없는 거지.” 허웅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의 마음 속에 숨겨진 분노는 금방이라도 화산처럼 폭발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허웅의 강력한 자제력으로 겨우겨우 참고 있었다. 평소라면 허웅은 이미 곽안우와 싸웠을 것이다. 전체 X시 재벌 2세대들을 모두 자신의 발아래에 놓고 있는 것은 결코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허웅의 실력은 모든 동년배를 뛰어넘는다. 이는 이철기가 큰 손해를 보고도 가만히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전과는 다른 시기다. 허웅은 X시에 속한 자신의 모든 자원과 재산을 M 국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이진기와의 며칠간의 연속된 대립으로 그의 손에 남은 카드는 거의 없다. 이 중요한 순간에 곽안우가 문제를 일으키러 온 것은 그가 가장 약한 순간에 이빨을 드러낸 것과 같다. 이 역풍을 허웅이 견뎌내야만 했다. 아직 시기가 맞지 않는다, 복수하려면 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만 한다. 이진기를 처리한 후면 곽안우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 허웅은 바로 사과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시 말해, 허웅은 정말로 두려워했다. 하지만 곽안우를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곽안우에게 계속 얽매여 이진기와의 승부에서 완전히 패배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