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화

임이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자기가 가장 경외하는 아버지의 입에서 이진기에 대해 이렇게 높은 평가를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임이천 대표님, 강유미 씨라는 여성분께서 대표님을 찾으십니다.” 남자 한 명이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창백한 표정의 임이천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임이천은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짜증이 났다. 그는 지금 여자들과 시시덕거리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가봐. H상업 쪽 사람이니까 우리한테 아직 쓸모가 있을 거야.” 임정빈의 말을 들은 임이천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 강유미 앞에 왔을 때 임이천의 얼굴은 이미 온화한 미소로 바뀌어 있었다. “유미야, 무슨 일 있어?” 임이천은 자식의 성질을 참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강유미의 불안했던 마음은 임이천을 얼굴을 보자 많이 진정되었다. 그녀는 이 세상에 임이천이 해결 못 할 일과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만약 그가 해결 못 한다면 그의 뒤에는 임씨 집안이 있다! 감히 누가 임씨 집안에 찍히려 하겠는가? “이천 씨, 누가 그러던데…… 홍콩의 4대 가문 중 하나인 곽씨 집안도 오늘 파티에 참석했다고 하던데, 정말이에요?” 강유미가 조심스레 물었다. 임이천을 눈을 살짝 찌푸리며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강유미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조금 전 나랑 사촌 오빠랑 곽씨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났는데요…….” 강유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이천이 말을 끊으며 물었다. “싸웠어?” 곽씨 집안의 남자라면 곽천영, 곽진규, 곽안우 세 명뿐이다. 곽천영과 곽진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강유미나 안하준 같은 수준의 사람들과 마주칠 리가 없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가능성 있는 사람은 곽안우뿐이다. 곽안우의 그 성질머리가 떠오르자, 임이천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힘만 있었다면 그는 살아있는 상태로 곽안우의 심장을 꺼내버리고 싶을 정도였지만, 현실에서의 임씨 집안은 아직 그럴만한 힘이 없었다. 강유미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자가 너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