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화

홍콩 4대 가문이든 G시의 국내파든 갑자기 이진기와 가까워지고 싶어 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이진기는 각종 접대 자리를 누비고 다녔고 항상 술 냄새를 풍기며 돌아왔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든 이진기는 항상 정신을 차렸고 최소한 만취가 된 적은 없었다. 자칫 실수라도 했다가는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접대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김나희 혹은 곽안나와 함께했다. 두 여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신기하게 돌아가며 이진기 곁에 나타났다. 이진기 곁에 한 사람이 있으면 나머지 한 사람은 절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김나희가 김동성과 함께 C시로 돌아간 후에 끝났다. “여자친구 가니까 아쉬워요?” 공항에서 김나희와 김동성을 배웅한 후 차에 오르자마자 곽안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가 좀 아프네요.” 이진기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못 들은 척했다. 며칠 동안 밤마다 접대 자리에 갔던 이진기는 주량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숙취가 심했다. 머리에 깨질 듯한 두통이 느껴져서 하루 종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진기 씨는 좀 쉬어야 해요.” 곽안나는 이진기를 자기 무릎에 눕히고서 손으로 부드럽게 관자놀이를 눌러주었다. 이진기는 곽안나의 부드럽고 탄력 넘치는 허벅지에 누워 향기를 맡고 있다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이 마사지는?” “나희 씨가 알려주던데요.” 곽안나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이진기를 보더니 손을 뻗어 이진기의 눈을 감겼다. “며칠 동안 술독에 빠져 있었잖아요. 4대 가문에서 돌아가면서 부르지, G시의 국내파들도 접대 못 해서 난리 났으니, 정말 인기 스타가 따로 없네요.” “그런 자리도 중요하니까 거절할 수 없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저도 나희 씨한테 좀 배웠어요. 어때요?” “좋아요.” 이진기도 웃으며 안심하고 곽안나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얼마 있다가 저도 C시로 돌아갈 거예요. G시는 아직 내 자리가 아니니까요.” 이진기의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서, 곽안나가 웃으며 말했다. “아참, 나도 할 말 있어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