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9화

곽안나는 통화를 끝낸 이진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는 것을 보고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곽안나는 그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눈치 빠르게 조용히 했다. 그저 관자놀이를 눌러주며 이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4대 가문 중 나머지 3대 가문은 어때요?” 이진기가 갑자기 눈을 뜨더니 곽안나에게 물었다. 곽안나는 눈썹을 약간 찌푸리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사실 4대 가문의 관계는 매우 복잡해요. 대부분은 경쟁 상대니까요. 결국 홍콩 땅이 크지 않으니, 사업을 하다 보면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4대 가문 중 표천왕 집안이 지금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서 급하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중이에요. 그래도 올해 선박 제조업은 글로벌 무역이 회복되면서 간신히 이익은 조금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가성 집안은 엄청난 재력을 가졌긴 하지만 4대 가문 중 힘은 가장 약한 편이에요. 그리고 이가성 회장이 혼자서 일으켜 세운 집안이라 뿌리가 다른 집안보다 튼튼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동안은 홍콩 4대 가문 중 하나로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죠.” “그렇지만 전 이가성 회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할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있고요. 왜냐하면 이가성 회장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효웅의 기개를 가지고 있는 분이고 안목이 매우 날카로워요. 다른 세 집안과는 다르게 급진적인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 현대적 비즈니스 모델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큰 강점은 나이예요. 이가성 회장은 다른 어르신들보다 스무 살이나 젊으니까 우리 아빠하고도 많이 차이가 안 나요. 이게 바로 이가성 회장의 가장 큰 강점이죠.” 곽안나의 설명을 듣고 이진기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4대 가문 중 만만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곽안나의 안목 역시 가정 환경에서 배운 교육 때문인지 일반인과는 확실히 수준 차이가 났다. 후세에 이가성의 재력은 불과 10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한때는 3대 가문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