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8화

이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나서, 강유미는 비명을 지를 겨를도 없었다. 임이천은 눈가에 경련이 일어나고 마음속으로는 크게 놀랐지만 표면적으로 평온함을 유지했다. 놀란 건 곽안우도 마찬가지였다. 줄곧 일처리가 안정되기를 바라던 이진기가 갑자기 이런 충동적인 일을 벌일 줄이야. 그가 그저 안하준을 한 대 때렸다면, 이진기는 유채강의 손을 빌어 안하준의 목숨 반쪽을 앗아갔다. “이진기, 너 미쳤어!” 임이천이 심각한 표정으로 호통을 쳤다. “내가 미쳤어?” 가볍게 웃은 이진기가 고개를 돌려 곽안우를 바라보았다. “이전에 내가 말한 적이 있었지요, 사람이 일을 처리할 때는, 특히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회유책으로 유인해야 그들의 마음을 얻고 일이 잘 처리된다고. 지금, 그 이치를 다시 가르쳐 줄게요. 사람이 일을 처리할 때는, 특히 적을 대할 때는 인자해서는 안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적에게 너의 약점을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 목숨 걸고 싸워야 해요. 고개를 숙이지 말아야 할 때는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절대 타협하지 않아야 해요.” 이진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안색이 약간 변한 임이천을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한 고비를 넘기더라도 발전이 없어요. 남자는 살면서 맞을 수도 있고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하반신의 무릎과 상반신의 이마는 부모와 조상 이외의 사람 앞에서 절대 땅에 대서는 안 되지요.” 곽안우는 멍하니 이진기를 바라보며,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 평소의 그는 모든 일에 담담하게 대처해 마치 흥분할 일이 없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위풍당당한 전쟁의 신이 된 듯하다. 온몸의 기세가 산처럼 크고 천지만큼 거대해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하늘이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곽안우도 살면서 별 일을 다 겪어봤고 수많은 사고도 쳐 본 재벌 2세였지만, 이진기에게서 전에 없던 안정감을 느꼈다. 마치 이 녀석이 있는 한 자신이 하늘에 구멍을 뚫어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안정감. 이때, 임이천은 마음속의 충격과 황당함을 억누르고 이를 악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