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9화
이진기는 지금 임씨 집안 사람과 이야기를 하며, 이은강과의 갈등을 떠올렸다. 상대방을 밟아 죽이지 못해 한스러웠던 갈등. 성인의 세계에서는 이익이 최우선이고, 높은 차원의 상대일수록 쉽게 뻔뻔한 소리를 하지 못한다.
그런데, 지킬 가족도 없는 이 남자가 되지도 않는 타협을 하려고 해?
오늘, 이진기는 모두에게 건드려서는 안될 걸 건드리면 이렇게 죽게 되는 거라고 알려줄 것이다.
“유채강! 귀먹었어?”
이진기의 고함이 유채강을 갑자기 정신차리게 했고, 그는 몸을 돌려 안해진 앞으로 돌진했다. 안해진의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해지며, 이 순간 정말 이진기가 농담을 하거나 위협하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
정말 거세하려고 하는 게 분명하다.
“이진기, 하지 마! 하지 마!”
안해진이 이 말을 할 겨를도 없이, 유채강이 이미 그의 아랫배를 단단한 발로 찼다. 동시에, 용서를 구하는 그의 소리가 마치 정지 버튼을 누른 듯 뚝 멈췄다.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린 안해진의 눈앞이 캄캄해지며,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계란 두 알이 깨진 걸 느꼈다. 순식간에 그의 아랫배에서 머릿속으로 이어진 고통은 마치 하나의 줄이 거대한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끊어지는 듯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증에, 그는 두 손으로 깨진 달걀을 죽어라 움켜쥐며 허리를 굽혀 온몸을 잘 익은 새우처럼 구부렸다.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를 지르며 통증을 털어놓으려 해 봐도 목구멍에서 타이어에 바람 새는 소리만 났다. 와르르 쓰러진 안해진은 옆으로 누워 미치광이처럼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고,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으며 굵은 땀방울이 순식간에 얼굴에 널리 퍼졌다.
그리고 고통보다 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의 하체가 앞으로 더 이상 평생 악행을 저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충격이 여자를 가지고 노는 걸 인생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안해진을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냉정한 눈으로 안해진이 쓰러지는 걸 본 이진기의 시선이 안하준에게로 향했다.
“이제 네 차례야.”
중얼중얼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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