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5화

“네 말씀하십시오.” 이진기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사실 이진기가 U시로 출발하면서 황태준을 만나러 간다고 곽씨 어르신에게 전화로 연락했을 때, 곽씨 어르신은 그를 막지 않고 의미심장한 말만 몇 마디 던졌다. “진기야, 네가 가서 황태준을 만나도 괜찮을 것 같아. 그 늙은이가 좀 쩨쩨하긴 하지만, 어쨌든 체면을 가장 중요시하니까 너한테 무슨 험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거야. 이번 일로 네가 H상업의 미움을 많이 사겠지만, 만약 네가 황태준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만 한다면 적어도 H상업 사람들도 공개적으로 너에게 손을 대지는 않겠지. 하지만 조심해야 해. 그 늙은 여우가 여러 해 동안 은퇴하고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리 간단한 사람이 아니야.” 아직 귓가에 남은 이 말들이 이진기로 하여금 오늘 황태준과의 만남 과정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황태준은 분명히 자신에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 다만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아직 분명하게 말할 수가 없다. 황태준이 새하얀 눈썹을 살짝 떨며 웃음을 머금고 이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젊은이, 걱정하지 말게. 내가 나이만 믿고 어린 사람을 압박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야. 나이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보다 서로 윈윈이 되는 장사를 해야지. 내가 말할 필요도 없이 자네도 알겠지만, H시는 우리 국내의 경제 중심지로서 미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고, 정책적으로도 점점 더 좋아질거야. 여기는 보물밭이나 다름없어. 원래 우리 H상업은 힘을 키워 H시를 발전시키려고 했지만, 자네 같은 젊은이가 도중에 튀어나와서 우리 H상업의 H시에서의 힘을 이렇게 몰락시켜 버릴 줄 누가 알았겠나? 이 손실은 자네가 초래한 거니, 당연히 자네가 보상해야 하네.” 여기까지 말한 황태준의 눈빛에는 깊은 뜻이 가득했다. 그가 이진기를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계속 말했다. “그래서 나는 자네를 H시 분회의 부회장으로 오게 할 예정이네. 그리고 H상업의 H시에서의 사업도 자네가 주관해야 해.” 이진기는 멍해졌다. 황태준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