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4화
이진기는 평온하게 답했다.
“곽 어르신께서 아랫사람을 아껴주셔서 줄곧 많은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황태준이 말했다.
“그나저나 자네도 알다시피, 안강우는 나의 제자이자 H상업에 속해 있어.”
“그 사람이 어르신의 제자라는 건 처음 들었지만, 두 분의 관계가 비교적 친밀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H상업 소속이라는 것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구요.”
“그런데도 안강우를 그렇게 몰락시켰는가?”
눈썹을 떨며 묻는 황태준에게, 이진기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그 사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습니다. 저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안씨 가문은… 기필코 몰락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후에 주씨, 조씨, 유씨네 가문도 있지 않겠습니까?”
황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똑같이 젊을 때 유명세를 얻었지만, 진경지는 중년에 권력을 얻었고 자네는 유명세와 권력을 함께 얻었네. 그게 자네를 너무 포악하게 만들었어.”
이진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저는 포악하지 않습니다, 그저 타이밍을 보는 것뿐이지요. 어르신께서는 제자를 가엽게 여겨 지금 저에게 이런 도리를 말하시는 겁니까?”
이 말을 꺼내자, 황태준은 이진기를 쳐다보며 잠시 말을 하지 않았고 이진기도 그의 반응을 기다리며 마찬가지로 입을 열지 않았다.
작은 호심정에 약간 차가운 겨울 공기가 스며들고, 고요함 속에서 멀지 않은 물소리와 물고기 소리가 들려온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 두 사람의 분위기가 가볍지 않다.
마치 이진기와 황태준, 심지어 이진기과 H상업 전체와의 관계가 이 짧은 침묵속에서 결정될 것처럼.
“아니야.”
한참동안 고개를 젓는 황태준의 평온한 얼굴에 실망이 배어 있다.
“사실 나는 안강우의 음침함과 독한 성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의 수많은 행동은 H상업의 분위기와 맞지 않지. 다만 애초에 그의 아버지가 나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 때문에, 내가 안씨 집안에 두 가지 빚을 졌어. 첫 번째 빚은, 그의 아버지가 나에게 안강우를 제자로 받아달라고 부탁하면서 갚았지.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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