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화
U시에서 돌아온 이진기는 즉시 곽씨 어르신과 연락하여 황태준과의 일을 설명했다.
“황태준 어르신이 저를 손에 쥔 칼로 만들고 싶으신 것 같아요.”
차에 앉은 이진기가 관자놀이를 비비며 말하자, 수화기 너머에서 곽씨 어르신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장단점이 다 있으니 너무 생각 많이 할 필요 없어. 그 사람이 너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지만, 너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아저씨 생각은 어떠세요?”
이진기의 물음에 곽씨 어르신은 가볍게 웃으면서 간단명료하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우리 같은 나이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혼자보다는 뒤의 일까지 고려하지. 예를 들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나보다는 우리 곽씨 가문을 생각해서 행동해. 그런데 황태준은 가족이 없어, 혈혈단신이야. 그런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H상업의 발전일 테니, 반드시 H상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행동할 거야. 그 과정에서 너를 이용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이용할 수도 있어. 결국 H상업이 그가 예상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만 하면 그 과정에서 누구를 이용하든 상관없는 거지. 너도 그걸 이용해! H상업은 그저 사업 조직일 뿐이야. 안씨 집안도, 황태준도 이용해 먹는 걸 너는 왜 이용할 수 없겠어?”
대답 없는 이진기가 깊은 생각에 잠기고, 곽씨 어르신도 그에게 한동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이건 큰 일이라면 큰 일이고 작은 일이라면 작은 일이지. 그냥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어. 너는 충분히 똑똑하게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는 사람이니 할 만한 가치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바로 거절해. 이용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거래라고 생각해 버려. 이 거래에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너 자신의 실력에 달려 있는거야.”
곽씨 어르신이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자, 이진기의 얼굴이 차창 밖으로 빠르게 후퇴하는 고속도로를 보며 안개처럼 가라앉았다.
전생의 기억은 이진기에게 많은 장점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다시 태어난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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