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0화
“아주머니, 서쪽에 있는 대형 마트가 행사를 하고 있대요. 7시에 50% 할인이예요! 추첨도 할 수 있어요. 우리 같이 가봐요!”
이 말을 듣고 순간 멍해진 이진기는 의심스럽게 김나희를 바라보았다.
“서쪽 마트? 이 도시 서쪽에는 너희 마트 말고 월마트 하나밖에 없는데? 너는 물건 살 때 자기 집 마트에 안 가고 경쟁사에 가니?”
김나희는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
“그냥 싼 데 가는 거잖아, 그쵸, 아주머니.”
설레기는 유수현도 마찬가지였다.
“7시에 50% 할인이라고? 추첨도 할 수 있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두 여자가 한데 모여 신나게 나갈 계획을 짜는 걸 보고 이진기는 한숨을 쉬었다. 귀한 집 딸로 10년 전 월 소득이 200만원 되는 집도 몇 개 없던 시대에 세뱃돈을 200만원씩 받던 김나희는 말할 것도 없고, 매달 자신이 계좌로 생활비를 1000만원, 1200만원씩 입금해 줘서 지금 아무리 적어도 1억 이상은 쌓여 있을 게 분명한 엄마조차도 할인 때문에 설레고 있다니.
그러나 이진기는 한편으로 기뻤다. 그렇게 귀하게 자란 김나희가 완전히 농촌 출신인 어머니의 절약 습관 비위를 맞춰 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두 여자가 요란을 떨며 외출하는 걸 보고, 이진기는 안전에 주의하라는 말을 남겼다. 전생에 모든 남자를 괴롭혔던 그런 고부문제는 지금 자신에게 먼 이야기인 것만 같다.
둘이 문어귀로 걸어가자, 유채강이 자연스럽게 김나희의 뒤를 따랐다. 지난번 일 이후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조건 김나희의 경호를 맡도록 했다. 유수현도 말 수가 적으면서 성실하고 무던한 이 경호원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채강아, 이따가 필요한 게 있으면 같이 사자. 아주머니가 한턱 낼게.”
“아주머니, 진기 형이 주는 월급도 많아서 다 쓸 수가 없어요.”
유채강이 부끄러워하며 사양하자, 유수현이 김나희를 끌고 문밖으로 걸어가며 다시 한 번 그에게 말했다.
“설 명절 때, 네 누나랑 같이 우리집에 와서 연휴를 보내. 너희 남매가 어른도 없이 쓸쓸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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