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9화
같은 시각, 옆자리에 앉은 맹유훈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은 누구도 그의 진심을 알 수 없었다.
“이진기, 자랑스러워해, 마음껏 자랑스러워해. 네가 더 자랑스러워할수록 거대한 일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고통은 더욱더 클 거야!”
맹유훈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일어서서 이진기와 두 국유기업 대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가 함께 현장에 관해 이야기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을 때 주세원이 서둘러 맹유훈에게 다가갔다.
“맹 사장님, 대출 자금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주세원은 심각한 말투로 맹유훈에게 말했다.
기자의 요청에 맹유훈은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마도 기분이 좋아 모든 요구에 협조하는 듯 하였고 기자들도 필사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사실 동남지방의 대가문의 후계자인 맹유훈이 별 볼일 없는 기자들에게 협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건 좋은 일이야, 근데 넌 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어?”
맹유훈은 더 크게 웃으면서 조용히 주세원에게 말했다.
그제야 주세원이 입을 열었다.
“승인이 떨어진 건 맞지만 전에 은행과 합의한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은행에서 자금을 통운광기업의 계좌로 직접 이체했다고 합니다.”
맹유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내가 제공한 개인 계좌로 옮기는 데 동의하지 않았어? 왜 하필 지금 이제와서 실수했는지 정확히 물어봤어?”
“네, 물어봤습니다.”
주세원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은행 측의 말로는 최근 본사의 리스크 통제가 매우 엄격해 규정 위반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큰 금액의 대출자금은 본사에 신고하고 자금 흐름도 면밀히 감시하기 때문에 정책에 따라 회사 계좌로만 자금을 이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회사 명의로 자금 대출을 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맹유훈은 예리하게 이 평범해 보이는 상황 중 분명 어딘가에 음모가 있음을 감지했다.
맹유훈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군중에 둘러싸인 이진기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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