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0화
“안됩니다. 맹 사장님, 회사 금융팀에 문의해 보았는데 답변은 다 같습니다. 은행 고지 후에는 법정대리인의 사인 없이는 외부인이 한 푼도 인출할 수 없답니다.”
주세원은 짜증 섞인 얼굴로 전화기를 내려놓고는 방안을 왔다 갔다 하는 맹유훈에게 말했다.
맹유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니까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벌어들인 4000억이 이제 주식자본이 되어 이진기 손에 넘어갔다는 거잖아.”
주세원은 위로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그 자금은 이진기의 개인 계좌가 아닌 회사 계좌에 있다는 것이니까요.”
맹유훈은 주세원의 위로를 무시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지금 가장 귀찮은 일은 이게 이진기가 작정하고 판을 짠 것인지 아니면 단지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는다는 거야…… 우리 은행 사람들은 뭐래?”
“은행 쪽에 물어봤는데 최근에는 이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4대 은행도 리스크 관리에 매우 엄격하다고 합니다.”
“최근 은행들이 기업에 무분별한 대출을 함으로써 부실 대출 비율이 급등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이 문서는 지난달 말 중앙은행에서 4대 은행 본부에 직접 발행해 모든 은행에서 요구하는 내용인데 리스크 통제를 종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말을 들은 맹유훈은 소파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주세원이 낮은 목소리로 맹유훈에게 말했다.
“맹 사장님, 정말로 우연의 일치인듯 합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맹유훈은 눈을 뜨고 단호하게 말했다.
“난 우연의 일치 따윈 믿지 않아,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우연의 일치 때문이라고 위로하고 싶지도 않고. 차라리 이 모든 게 이진기의 음모라고 믿고 싶어.”
주세원이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행동이든 말이든 많이 하면 할수록 우리에겐 모든 게 불이익이 될 수 있어, 우선 이진기가 뭘 하려는 건지 지켜보자고.”
맹유훈은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어쨌든 이 돈은 내가 빌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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