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4화

핸드폰을 바라보는 두 남자의 표정이 점차 굳어 가는 것을 본 이진기는 그제야 한 시름이 놓였다. 역시 이렇게 큰 투자 은행들은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몇 분 전에 체결한 계약 소식이 이미 그들의 귀에 들어 갔다. 이렇게 큰 투자 은행들의 정보 통제는 진희와 같은 신세대 세력의 통제를 훨씬 뛰어 넘는다. 이에 비해 진희의 능력은 거의 0이라고 봐도 된다. 이를 계기로 이진기는 마음 속으로 정보 통제를 가장 중요한 임무로 설정했다.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로 진희 만의 정보 통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가서 방법 없이 수동적이 게 될 것이고 자신이 어떻게 죽을 지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메세지를 확인 한 치카와후오지는 이진기가 자신을 겁주려고 연기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되고 고개를 들어 이진기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진기 군, 역시 당신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 겠네요.” 이진기가 말했다. “칭찬이라고 생각 하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삼신과 계약을 체결하 던 말 던 제 목적은 이미 이루었습니다.” “동영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삼신과 협력한 것과 마찬가지지요.” “당신은 그 대가로 이익의 일부를 잃었지만 저는 전화 몇 통으로 본사에 보고서를 보냈을 뿐이지요.” 치카와후오지가 의기양양해서 이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달라질 건 없습니다. 만약 AL 무역 회사를 포기하지 않는 다면 진희에 대한 저희 소프트윈 공격은 계속될 것입니다.” “당신이 AL 무역 회사를 포기할 때 까지요. 아니면 진희가 죽을 때까지.” 치카와후오지가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이진기를 바라보고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이진기 군, 어쩌면 당신은 지금 아주 화가 나 있겠죠. 하지만 약자는 화를 낼 권리가 없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젠 대답을 해 주시지요.” “치카와후오지 선생은 확실히 협상의 달인이시네요.” 이진기가 담담하게 치카와후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의 전술은 이미 제가 해결했는데 당신은 아직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도리만을 말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