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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방으로 돌아온 진서연은 박민재에게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냈다. [내 뱃속 아이는 박민재 씨 거예요.] 상대방은 즉시 전화를 걸어왔다. “진서연 씨.” 그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진서연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요?” 박민재가 그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했다. 5년 전, 그는 진서연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99번의 불꽃놀이를 터뜨리고, 산더미처럼 선물을 보냈지만 진서연의 눈에는 오직 박하준뿐이었다. 결국 박민재는 한마디만 남기고 진서연의 세상에서 사라졌다. “나중에 후회하게 되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진서연 씨?” 낮고 차가운 그의 목소리에 진서연은 현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모든 전후 사정을 그에게 설명했다. 박민재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지난달 건강검진 때 의사가 특별히 생식 검사를 시키더군요. 아마 그때 정자를 도난당한 것 같아요...” 진서연이 그의 말을 끊었다. “박민재 씨, 협력할 건가요?” 박민재는 잠시 놀랐다. “저를 이용해서 박하준에게 복수하겠다는 건가요?” 진서연이 되물었다. “박민재 씨는 그러고 싶지 않은가요?” 박민재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녀에게 동의했다. “그럼 먼저 박하준과 이혼하고 우리 결혼해요.” “...좋아요. 일주일만 시간을 주세요.” “알았어요.” 그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와 진서연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박하준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서연아, 언제 돌아왔어?” 진서연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방금 왔어요.” 박하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랑 성준이 서재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방해됐나?” 진서연은 대답 대신 불쑥 물었다. “할 얘기가 있어요. 제 배 속의 아이...” 그녀는 명확하게 묻고 싶었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하준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휴대폰을 보더니 재빨리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알았어. 기다려. 바로 데리러 갈게.” 통화를 마친 박하준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연아,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봐야 해.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말을 마친 그는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 진서연은 무의식적으로 피하며 말했다. “회사에 가야 하잖아요, 빨리 가요.” 박하준은 멈칫하며 오늘 그녀가 평소와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하나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떠났다. 서둘러 떠나는 박하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진서연은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 전화는 진하나가 건 것이 너무 티 났다. 아니나 다를까, 30분 후 진하나가 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정말 당신 없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늘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jpg.] 사진에는 박하준이 운전하는 옆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SNS에는 곧바로 친구들의 댓글이 달렸다. [우와, 하준 오빠는 정말 하나를 아끼는구나!] [그야 당연하지. 옛날에 하준 오빠가 잠수하다 위험에 처했을 때, 하나가 목숨을 구해줬잖아. 안 그랬으면 하준 오빠는 바닷속에 묻혔을지도 몰라!] 진서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옛날에 박하준을 구해준 사람은 분명 나인데 왜 모두가 진하나라고 생각하는 걸까?’ 생각이 흐릿해지면서 진서연은 5년 전 칼레도 잠수 당시의 장면을 떠올렸다. 그녀는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했다가 박하준을 만났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녀는 단번에 그를 알아보았다. 박하준은 손짓으로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렸다. 진서연은 망설임 없이 그의 호흡기를 자신의 산소통에 연결해주었다. 산소통의 산소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기절했다. 깨어난 후 의사는 진서연에게 폐 손상이 심해 더는 잠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하준이 알게 되면 죄책감을 느낄까 봐 그녀는 그에게 이 사실을 숨겼다. ‘이것이 바로 박하준이 진하나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걸고 나를 상대해야 하는 이유일까?’ 멍하니 서 있던 그때, 문밖에서 소란이 일었다. 다음 순간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진서연이 혐오하는 얼굴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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