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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실제로 박하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진서연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회사에 간 것이 아니라 진하나와 함께 발도르 쇼핑을 갔던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사실은 진하나의 친구 사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진서연은 전혀 화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오히려 진하나에게 감사했다. 또다시 박하준의 외도 증거를 제공해 준 셈이었으니 말이다. 진서연이 꽃을 받지 않자, 박하준은 정장 주머니에서 정교한 사파이어 목걸이를 꺼냈다. “특별히 널 위해 샀어. 채워줄까?” 진서연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냥 거기 둬요. 내일 할게요.” 박하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흘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 마침, 사흘 뒤면 진서연은 이혼 절차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짜내며 말했다. “화난 거 아니에요.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요.” 박하준은 멈칫하더니 곧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서연야, 내가 너무 늦게 돌아와서 널 방해했구나.” 진서연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더는 그의 연기에 협조해줄 마음이 없었던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척했다. “먼저 자. 난 옆방에서 씻고 와서 너랑 같이 잘게.” 박하준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서연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왜 옆방에서 씻으려고요?” 박하준이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너 자는 데 방해할까 봐 그렇지.” 말을 마친 그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 자신도 이 말의 진실성을 분별할 수 없었다. 진서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박하준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해. 진하나보다 백배는 나은 것 같아.’ 만약 그녀가 이미 진실을 알지 못했다면 지금쯤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박하준은 조심스럽게 방을 나섰다가 샤워를 마친 후 진서연 옆에 누워 습관처럼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익숙한 체취가 그녀를 감쌌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그녀는 황급히 그를 밀어냈다. “의사 선생님이 임신 초기 3개월은 위험 기간이라 안 된다고 하셨어요.” 박하준은 손을 멈췄다. “의사 말대로 하자. 나도 좀 참을게.” ‘참아? 분명 얼마 전에 진하나의 침대에서 내려왔으면서. 참는다는 말을 할 염치가 있기나 해?’ 진서연은 구역질이 올라오는 걸 참으며 몸을 뒤척여 그와의 거리를 벌렸다. 박하준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고 잠시 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진서연은 밤새 잠을 설치다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그녀는 정오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세수하고 내려왔을 때 박하준이 분노한 얼굴로 갑자기 돌아와 물었다. “내가 전화 그렇게 많이 했는데 왜 안 받았어?” 진서연은 잠시 멍해졌다. “폰이 무음이에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하준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의 힘은 너무 강해 그녀는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 진서연은 고통에 숨을 들이켰다. “놔요. 아파요!” 박하준은 마치 듣지 못한 듯, 그녀를 롤스로이스 뒷좌석으로 끌고 가더니 운전사에게 출발하라고 명령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병원.” 박하준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나가 손을 베어서 피를 많이 흘렸어. 도시 전체에 혈액이 부족한데 다행히 네 혈액형이랑 같아...” 진서연은 즉시 거절했다. “수혈 안 해 줄 거예요!” 그녀는 심각한 빈혈이 있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수혈은 금지한다고 했다. 게다가 그녀와 진하나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이라 설령 건강했더라도 그녀를 도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박하준은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수술실로 끌고 갔다. 진서연은 며칠간 제대로 쉬지 못했고, 게다가 오랫동안 식사를 하지 못해 반항할 기력조차 없었다. 박하준은 그녀를 의자에 묶어두고 간호사에게 피를 뽑으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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