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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진서연은 그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곧장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진지웅이 격분하며 외쳤다. “진서연,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해?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가겠다는 거야?” 진서연은 냉소했다. 할머니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면 평생 이 집에는 발도 들이고 싶지 않았다. 별장으로 돌아온 그녀는 박민재에게서 온 문자를 받았다. [상황이 어때요?] 진서연은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혼 합의서를 변호사에게 넘겼어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 중이에요] 박민재는 OK 이모티콘을 보냈다. 진서연은 휴대폰을 끄고 위층으로 올라가 씻었다. 그날 밤, 박하준은 또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진서연이 아직 자지 않은 것을 본 그는 손에 든 포장한 야식을 건넸다. “밤에 밥 안 먹었지? 네가 좋아하는 파스타 포장해 왔어. 일어나서 좀 먹어.” 예전 같았으면 감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그녀는 박하준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때, 옆에 놓인 휴대폰이 켜지며 진하나에게서 메시지가 왔음을 알렸다. [언니, 나 형부랑 야식 먹으러 갔다가 형부가 언니 것도 챙겨다 줬어. 아기 굶지 않게 많이 먹어.] ‘헐,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수법에 진하나는 질리지도 않는 건가?’ 진서연이 오랫동안 말이 없자 박하준은 그녀가 아직 화가 났다고 생각했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아이를 봐서라도 나한테 화내지 않으면 안 될까?” 그러면서 그는 진서연의 배에 손을 얹었다. “아가야, 아빠 도와서 엄마 좀 달래줘. 아빠한테 화내지 말라고 해줄래?” 순간, 진서연은 그를 거칠게 밀어냈다. “하준 씨, 만지지 말아요!” 박하준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짜증 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원하는 건 이미 서명했잖아. 뭘 더 원하는데?” “제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다 줄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최선을 다해서 할게.” “지금부터 진하나 만나러 가지 말아요.” 박하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진서연, 왜 그렇게 나를 괴롭히려고 해?” “제가 하준 씨 아내잖아요. 저와 진하나라는 외부인 중의 하나를 고르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 박하준은 입술을 깨물었지만 눈빛이 차가워졌다. 진서연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박하준의 답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순간에도 그녀의 심장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 그녀는 일어나 박하준을 방에서 내쫓고 문을 잠갔다. 박하준은 분노에 질려 웃음을 터졌다. “진서연, 너 진짜 점점 더 심해지는구나. 임신했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울면서 나에게 돌아와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릴 거야!” “걱정하지 말아요.” 진서연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거예요.” 차가운 콧방귀와 함께 문밖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곧이어 창밖에서 스포츠카의 굉음이 들려왔다. 박하준은 떠났고, 십중팔구 진하나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예상대로 한 시간 후 진하나는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그녀는 박하준의 품에 안겨 있었고 목에는 키스 자국이 가득했다. [언니, 어떻게 형부를 집에서 쫓아낼 수 있어?] 진하나는 정말 멍청했다. 이렇게 자신에게 박하준의 외도 증거를 수집해 주고 있다니. 진서연은 사진을 저장하고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다음 날 아침, 변호사는 진서연에게 답장을 보냈다. [사진 잘 받았어요. 아주 유리한 증거예요. 최대한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진서연은 웃으며 답장했다. [감사합니다.] 박하준은 사흘 동안 연락 없이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취기가 피어올라 있었고 몸에서는 다른 여자의 향수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는 싱싱한 붉은 장미꽃다발을 진서연에게 건네며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도 화났어? 며칠 동안 회사 일이 바빠서 너랑 같이 있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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