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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진서연은 그의 말을 끊으며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밀이에요. 곧 알게 될 거예요.” 그녀는 결혼기념일 만찬에서 이 큰 선물을 박하준에게 직접 전달할 생각이었다. 박하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네가 뭘 사든 상관없어. 나한테 화내지만 마.” 그러다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렸다. “참, 서연아, 너 전에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었나?” 진서연의 표정은 평온했다. “아, 잊어버렸어요.” 박하준은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 나중에 생각나면 말해. 자자.” 다음 날 아침, 박하준이 외출하자마자 진서연은 이혼 합의서를 가지고 변호사를 찾아가 이혼 절차를 의뢰했다. 변호사는 박하준의 외도 증거를 최대한 빨리 수집하라고 그녀에게 당부했다. 모든 일을 마친 진서연은 차를 몰고 백화점으로 가서 한미자를 위해 생일 선물을 정성껏 골랐다. 오늘은 할머니 생신이라 진씨 가문으로 식사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평소 같으면 박하준과 함께 갔을 테지만 이번에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박하준이 보였다. 그는 진하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다정한 모습을 보이었다. 진지웅과 새어머니 도채원도 함께 있었다. 도채원은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 이 아이는 성격이 좀 못됐지만 박 서방이 따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당연히 그래야죠.” 박하준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하나는 저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잖아요...” 진서연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박하준과 진하나가 사실은 커플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던 듯싶었다. 자신만 혼자 속고 있었다. 그때, 진하나가 그녀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언니!”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리는 가운데, 박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왔다. 진서연은 차갑게 그를 쳐다보고는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겨 할머니를 보러 갔다. 도채원이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의가 없네. 어른들 보고 인사도 안 하고.” 진서연은 발걸음을 잠시 멈췄지만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다른 사람 가정 파탄 낸 주제에 무슨 어른이라고 그래요?” “너!” 도채원의 얼굴이 급격히 변했다. 박하준이 있는 탓에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진지웅에게 도움을 청했다. “여보, 진서연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봐요!” 진지웅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진서연, 새엄마한테 가서 사과해!” 진하나도 편을 들며 비난했다. “맞아, 언니. 어떻게 엄마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문득 깨달은 듯 말했다. “알겠다. 언니, 내가 형부랑 같이 온 거 언니한테 말 안 해서 화난 거여?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오후에 형부가 나랑 병원 검진받으러 갔다가...” 진서연은 더는 참을 수 없어는 갑자기 돌아섰다. “진하나, 그렇게 연기하는 거 좋아하면 배우나 하지 그래?” 뺨 두 번 맞은 거로 병원 검진이라니, 정말 웃기는 소리였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하준이 큰소리로 외쳤다. “진서연, 너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당장 어머님과 하나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뭔데요?” 진서연이 도발적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 “설마 저랑 이혼하겠다는 거예요?” 박하준의 눈빛이 움찔했다.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는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진서연이 돌아서 떠난 후였다. 침대에 누워있던 한미자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그녀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서연이니?” 진서연은 재빨리 다가가 선물 상자를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았다.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한미자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사실이야?” 진서연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휴.” 한미자는 한숨을 쉬며 눈가를 붉혔다. “서연아, 네가 얼마나 고생했어. 시험관 시술이 그렇게 힘든데 박하준이 99번이나 그걸 하게 하다니. 나중에 걔가 너한테 잘못하면 내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놈이랑 싸울 거야.” 진서연은 할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꾹 참고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미자가 피곤해 잠들자 진서연은 조심스럽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했지만 진서연의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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