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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유하연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부어오르고 멍이 든 얼굴이 너무나도 초라해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몸을 비틀어 유도경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치자 유도경은 그녀가 다칠까 봐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 “아무 데도 안 갔다면서, 그럼 얼굴은 대체 왜 이 모양이지?” 유도경은 계속해서 유하연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화를 억눌러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 배어 있었고 낮게 가라앉은 어조는 듣는 사람을 숨 막히게 할 정도였다. 유하연은 유도경이 거짓말을 제일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실수로 넘어진 거야.”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붉은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감히 유도경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마치 머리를 모래 속에 박고 숨으려는 타조처럼 고개를 숙였다. 그가 곧 폭발할 거라 예상한 그녀는, 긴장한 채 온몸을 굳히고는 곧 몰아칠 광풍을 견딜 준비까지 마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화가 났다는 건 뻔히 느껴졌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 방 안의 온기마저 삼켜 버리는 듯했다. 그런데도 유도경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대로 방을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그의 손은 꽉 쥐어져 있었고 팔뚝 위로 힘줄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분노를 억눌렀다. 유하연은 그가 떠난 자리에서 꼿꼿이 서 있었다. 마치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듯했지만 그녀의 몸은 예전보다 훨씬 말라 있었다. 마른 손목의 뼈마디는 도드라져 있었고 허리는 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질 것처럼 가느다랬다. 억지로 몸을 돌려 방을 나선 유도경은 곧장 옆방인 서재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도경이 남겨둔 하인이 유하연을 찾아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나정미가 아니라 유도경이 직접 신임하는 사람을 붙여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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