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유도경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노인네의 동향을 최대한 놓치지 말고 계속 파악하고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생기면 바로 보고해요.”
비서실장은 다소 놀란 눈으로 유도경을 바라봤다.
이전까지는 괜히 건드렸다가 유동민에게 꼬투리를 잡힐까 봐 신중하게 움직였는데 갑자기 공격적인 태도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유도경이 더 이상 설명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비서실장은 서둘러 지시를 따르러 나갔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 유도경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
긴 다리를 앞으로 뻗고 두 손을 무릎 위에서 깍지 낀 채 눈을 살짝 내리깐 그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유동민이 유하연을 만났다는 건 분명했다.
어쩌면 이미 유동민과 모종의 거래를 했을 수도 있었다. 단지 유하연이 자신에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을 뿐.
그렇게 생각하자 유도경의 차가운 얼굴에 더 깊은 냉기가 서렸고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을 듯한 살벌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그동안 힘을 모으는 동안 그는 이미 상당수 주주들의 지분을 은밀히 매입해 왔다. 다만 보안 유지에 철저했기에 유동민 쪽에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제 계산해 보면, 현재 그가 가진 지분만으로도 유동민을 훨씬 뛰어넘는다.
유도경은 책상 위에 놓인 몇 개의 서류를 바라보더니 곧바로 내부 전화를 누르고 수행 비서에게 지시했다.
“사람들 준비시켜. 며칠 내로 주주총회를 소집할 거야.”
그 말을 듣자 수행 비서는 한껏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유도경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유안 그룹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유안 그룹은 언제나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이 곧 권력자였다.
그리고 유동민은 이제 물러날 때가 된 것이다.
...
유안 그룹 내부에서 어떤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지 유하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
날씨가 좋아서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그녀는 양산을 들고 산책을 나섰다.
뒤에서 따라붙으려는 하인을 힐끗 돌아보며 가만히 서 있자,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그 뜻을 알아챈 하인은 조용히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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