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심윤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찻잔을 탁자 위에 세게 내려놓으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무슨 말을 그따위로 해? 매번 말할 때마다 이렇게 거슬리게 해야 속이 시원해?”
그는 해성시로 오고 나서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에 매일 바쁘고 피곤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곁에 누군가 있어 주길 바랐다.
그래서 유채린이 이곳으로 왔을 때 그는 기대했었고 함께 잘 살아보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온 이후 그의 삶은 더 엉망이 되었다.
유채린은 자신의 불행을 전부 유하연 탓으로 돌렸고, 날마다 트집을 잡으며 지난 일까지 끄집어내 싸움을 걸었다.
심윤재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돌아와도 쉴 틈이 없었다.
그녀의 집착은 병적이었다. 심혈을 기울여 성사시킨 사업도, 단순히 협력사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며 망쳐버렸기에 몇 달 동안 공들였던 모든 노력이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부터 그는 더 이상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마음이 없어졌다.
그녀는 완전히 미친년이었으니까.
“네가 더러운 짓을 안 했으면, 내가 이런 말을 할 일도 없잖아?”
유채린은 그가 유하연 때문에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자 얼굴이 붉어지며 격분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졌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가정부는 눈치 빠르게 물러났다. 며칠마다 가구를 새로 들여야 할 정도로 이 난동은 반복되었다.
심윤재는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눈에는 짙은 피로감만이 가득했다.
유채린이 던질 게 없어져서야 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다 끝났냐?”
“끝났으면 그대로 둬. 새것도 살 필요 없어.”
갓 따뜻하게 우려낸 차도 산산조각 난 상태라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기 서!”
유채린은 눈물을 흘리며 다가가 그의 팔을 붙잡으려 했지만 그는 거침없이 몸을 피하고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유채린, 이제 적당히 해!”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적당히 하라고? 그럼 넌?”
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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