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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사실 하연 씨한테 말 안 한 게 하나 있어요.” 김성호는 순간 표정이 살짝 굳으며 미묘하게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유하연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뭔데 그래요?” “그게... 저기...” 김성호는 뭔가 할 말이 목에 걸린 듯 머뭇거리더니 민망한 듯 코를 한번 문질렀다. “말하면 화내지 말아 줘요.” 그 말에 유하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그걸 들어봐야 알죠. 말도 안 하고 어떻게 화낼지 안 낼지를 알아요?” ‘이런 약속을 미리 받아내려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사실 그때 제가 맞은 거, 연기였어요.” 김성호는 시선을 피한 채 말했다. “저 사실 조직의 말단 보스예요. 그때 절 때린 애들은 제가 처리하려던 다른 조직의 부하들이었어요. 제가 일부러 연기하면서 그들 사이에 잠입하려고 했던 거였어요. 근데 하연 씨가 우연히 끼어들면서 오해가 생긴 거예요...” 결국 그 부하들은 경찰에 잡혀갔다. “그럼 왜 계속 저한테 은인이라 그랬어요?” 유하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김성호가 위험에 처한 적도 없는데 내가 무슨 은인이야?’ 심지어 그녀의 엉뚱한 개입이 상대 조직에선 계획을 망친 셈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하연 씨가 저 도와준 건 사실이잖아요.” 김성호는 그 말에 당당하게 받아쳤다. “우린 본질을 봐야 해요. 하연 씨가 그때 진심으로 절 도우려 한 그 마음이 중요한 거죠.” 유하연은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났다. “그럼 대체 무슨 은혜를 갚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하연 씨는 착하잖아요. 그런 하연 씨가 당하게 그냥 놔둘 순 없죠.” 김성호는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조직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며 얼마나 많은 세상 이면을 봐왔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유하연은 달랐으니까. 왜 달랐는지는 김성호 자신도 정확히 설명은 할 수 없었다. “그래요, 어쨌든 고마워요.” 김성호가 그녀에게 악의는 없었고 오히려 몇 번이나 도와준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에도 일부러 찾아와 준 걸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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