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화
“네.”
데니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엔 저도 약간 의심했지만 방금 그림 그리는 걸 보고 그 의심은 말끔히 사라졌어요.”
“지금까지 마음에 드는 제자를 좀처럼 찾지 못했는데 드디어 원하던 인재를 만난 거죠.”
“그래서 말인데, 제 제자가 되어줄래요?”
너무 놀란 나머지 유하연은 데니안의 말 중 의심했다는 대목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저 그의 질문에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외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문득 유도경이 떠올랐다. 데니안과 함께 해외 대회에 나가는 건 너무 눈에 띄기에 그렇게 되면 유도경이 다시 자신을 찾아올 빌미를 줄 수도 있었다.
그 생각에 유하연은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려던 몸짓을 억지로 멈췄다.
유도경에게 다시 끌려가는 건 둘째 치고, 데니안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었다.
그 생각에 유하연은 결국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제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예상 밖의 반응에 데니안은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유하연이 그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걸 그는 분명히 느꼈다.
그녀가 자신이 어떤 화가인지 안다면 이런 기회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저... 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입에서 말은 나오지 않고 눈가만 빨갛게 물들어 갔다.
유하연은 고개를 푹 숙이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예전에도 그녀는 한 번 이런 기회를 잡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유도경이 가로막았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때 그녀를 제자로 삼으려 했던 화가는 무슨 일에 휘말린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 일로 유하연은 유도경과 크게 다투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몇 년 만에 찾아온 또 다른 기회 앞에서도 유도경 때문에 또다시 자신의 선택을 포기해야 할 처지였다.
생각할수록 괴로웠고 가슴이 쿡쿡 쑤시는 통증과 함께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답답해졌다.
그런 유하연을 바라보며 데니안은 그녀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걸 자연스레 눈치챘다.
잠시 생각에 잠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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