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도저히 참을 수 없던 성세은은 결국 유채린에게 카톡을 보냈다.
[얘 그림 진짜 잘 그렸어. 비록 시험 주제는 아니긴 해도 실력이 진짜 대단해...]
[이진화 교수님이 그 그림을 보시면 아마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다른 사람이었으면 몰라도 유하연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방금 전에 그녀가 그린 그림을 본 성세은은 다시 자신이 만족스럽게 완성했다 생각했던 그림을 내려다보는 순간, 마치 쓰레기를 그려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비교는 잔혹할 만큼 괴로웠다.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가끔은 정말 특례라는 게 존재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진화는 원래부터 재능 있는 학생을 아끼는 사람이었으니까.
성세은의 말에 유채린은 말없이 침묵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는데 눈동자 깊은 곳에 맺힌 감정은 증오에 가까웠다.
‘유하연이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리면 뭐 해? 이번만큼은 절대로 뜻대로 되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마음먹은 유채린은 핸드폰을 쥔 채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김희영을 찾아갔다.
...
유하연은 자신의 그림에 더는 수정할 게 없다는 걸 확인했고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자 이젤을 들고 일어났다.
화실 바로 옆이 이진화의 사무실이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은 그림을 들고 가서 사무실에 제출하면 되었다.
하지만 유하연이 도착했을 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예상 밖의 상황에 그녀는 잠깐 멈칫했고 교수님께 연락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작품 제출하러 왔나요?”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뒤를 돌아보니 또래로 보이는 남학생이 서 있었다.
그녀는 그가 시험 시작 전에 이진화와 함께 시험지를 나눠줬던 조교라는 걸 알아챘다.
이전에는 교수님의 제자였고 지금은 다시 학교에 돌아와 교수님을 도우며 정식 임용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네.”
유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 바르게 대답하자 조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요, 저한테 주시면 돼요. 제가 대신 가져다드릴게요.”
“교수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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