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화

이진화의 말투에는 분명한 꾸중이 섞여 있었기에 데니안 역시 무척 난처해했다. 그런데도 유하연은 제출했다고 답한 것이다. 유하연이 그날의 일을 데니안에게 다 얘기하자 그는 곧바로 말했다. “그 조교 다시 한번 찾아봐.” 유하연은 전화를 끊자마자 서둘러 아성 예술학원으로 향했다. 학원에는 학생들이 제법 많았기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다니다 보니 곧 이진화의 조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조교는 유하연을 보더니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못 본 척 돌아서 걸음을 옮겼다. “잠깐만요!” 유하연은 그를 그냥 보내지 않고 빠르게 달려가 길을 막아서고는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조교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때 분명히 그림 드렸잖아요. 교수님께 전달해 주겠다고 했는데 왜 교수님은 못 받으셨다고 하시죠?” “무슨 말씀인지요?” 조교는 무표정한 얼굴로 안경을 밀어 올리며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학생이 얼마나 많은데 하나하나 다 기억하겠어요? 전 그런 그림 받은 적 없습니다.” “뭐라고요?”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을 줄 생각도 못 했다! 순간 유하연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혹시 깜빡 잊었나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안 받았다고 잡아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거짓말하지 마요!” 유하연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조교는 코웃음을 치더니 비아냥대듯 말했다. “없었다니까요. 학교에서 억지 부리지 마세요. 계속 그러면 경비원 불러서 쫓아낼 겁니다.” “저 지금 바쁘니까 방해하지 마세요.” 그 말과 함께 그는 유하연을 강제로 밀쳐내고는 곧장 자리를 떴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유하연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이 상황을 이진화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었기에 조교가 끝까지 잡아떼면 백번 말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조교가 너무도 태연했는데 그 태도를 보아하니 시험 당시 주변에 CCTV도 없었던 것 같았다. 유하연은 답답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토록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런 식으로 망쳐버릴 줄 생각도 못 했다. 유하연은 이를 꽉 깨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