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화

다른 사람들이 박미자가 준 좋은 약재를 못 알아보는 건 그럴 수도 있다 쳐도, 성세은한테 대놓고 헛소리를 들으니 유하연은 결국 화가 치밀었다. “이건 내 일이니까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 없어.” 성세은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유하연도 그렇게 만만하게 당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차갑게 한마디 날렸다. “네가 준 건 또 뭔데? 어차피 하나도 못 전해줬잖아.” “네가 뭔 상관이야!” 성세은도 그 말에 살짝 민망했는지 입꼬리를 삐죽이며 콧방귀를 뀌었다. “내 선물은 너무 고가라서 이 교수님이 부담스러워하신 거거든? 네가 가져온 건 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갈 거야!” “그리고 말인데, 나 이번 시험에서 1등 했어. 어때?” 성세은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턱까지 들고 말끝을 높였다. “낙방한 주제에 뭘 알겠어? 이번에 합격한 사람은 나 하나뿐이야.” “난 너랑은 급이 달라!” “앞으로 이 교수님은 내 지도교수님이 될 사람이야. 내 선물 안 받으면 뭐? 내가 원하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이거든.” “하지만 넌 이제 그런 자격조차 없잖아!” ‘성세은이 1등이었구나.’ 유하연은 눈을 깜빡였다. ‘그래서 뭐?’ 그녀는 성세은을 향해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뭐든 그렇게 쉽게 단정 짓지 마.” “네가 이 교수님의 제자가 될 거라고? 글쎄, 그건 아직 모를 일이지.” ‘재시험 기회가 생긴 이상 반드시 이 자리를 되찾을 거야!’ ‘성세은은 그냥 꿈이나 꾸라고 해!’ “유하연, 지금 헛소리하는 거야? 설마 내 자리를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성세은이 그녀의 말을 눈치채고 얼굴을 굳히며 묻자 유하연은 비웃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헛꿈 꾸지 마!” “그럼 두고 봐!” 유하연은 더 이상 상대해 줄 마음이 없어져서 말만 툭 던지고는 바로 이진화의 집 문을 두드렸다. 이진화가 문을 열고 나오자 성세은은 당황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혹시라도 교수님께 안 좋은 인상을 줄까 봐 입안까지 올라왔던 말들을 꿀꺽 삼켜야 했다. 사실 그녀는 이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