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그는 유하연에게 분명 호감이 있었고 무척 다정하게 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오빠가 여동생을 아끼는 마음이었고 다른 감정 같은 건 단 하나도 없었다...... 김성호는 한순간에 멘붕 상태가 됐다. 하지만 유하연은 그가 얼굴빛이 안 좋은 걸 보고는 바깥 날씨가 추워서 그런 줄 알고 얼른 방 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막 끓여낸, 마시기 딱 좋게 따뜻한 닭고기 수프를 그의 앞에 내밀었다. “얼른 마시고 몸 좀 녹여. 아직 다 회복도 안 됐는데 맨날 밖에 나돌면 어떡해. 또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야.” 진심으로 걱정이 되다 보니 말투가 살짝 잔소리처럼 되어버렸다. 그녀는 김성호가 자신에게 해준 것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챙기는 게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닭고기 수프를 한 모금 마시자 김성호는 속이 확 풀리면서 온몸이 따뜻해졌다. 그 덕분에 아까까지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유도경 생각도 일단 제쳐둘 수 있었다. “고마워, 하연아.” 수프 그릇을 내려놓은 김성호는 상쾌한 얼굴로 말했다. “생각보다 요리 실력이 괜찮네?” “하하, 일부러 영상 보면서 하나하나 순서대로 따라 한 거야.” 사실 유하연도 본인의 요리 실력이 썩 좋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엔 집에 식모가 있어서 요리를 할 일이 없었고 요리를 배우게 된 것도 그냥 심심해서 한 번씩 해본 정도였다. 그래도 정성을 들이면 먹을 수 있을 정도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그녀는 턱을 괴고 김성호를 바라보다가 문득 한마디 했다. “성호 오빠, 참 좋은 사람이야.” “나한테 정말 잘해줘!” 김성호는 당황했다. 그녀가 고마움이 가득 담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걸 보자 머릿속이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찼다. “그냥 뭐 그럭저럭이지.” 그는 그렇게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유하연을 돕는 건 그의 뜻이었고 집안 분위기도 유하연과 잘 맞았으며 무엇보다 유도경 쪽 압박까지 있으니 안 챙기고는 못 배겼던 것이다. 하지만 유하연은 그런 그의 대답에 말없이 웃기만 했다. 이 세상엔 아무런 이익도 따지지 않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잘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