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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나 지금 너한테 말하잖아, 예의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유하연이 자신과 한 마디도 나누려 하지 않자 화가 난 방시안은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큰 소리에 주변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며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고급 무도회는 예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으로 이렇게 큰 소리로 떠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방시안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시안아, 소리 좀 줄여.” 김수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한마디 하자 방시안은 그제야 마지못해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유하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왜 주스를 마셔? 아 참! 예전에 너 유산으로 몸이 망가져서 그 후로 술을 못 마시지? 내가 깜빡했네!” 방시안은 일부러 이렇게 말해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게 했다. 그녀의 의도를 알아챈 유하연은 비웃듯이 웃었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 정말 웃기네.” 사실 유하연만 방시안을 비웃은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방시안을 보는 눈빛이 마치 광대를 보는 듯했다. 이곳이 어떤 자리란 말인가? 여기 온 사람들 모두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다. 그들이 어울리는 건 유하연이라는 여자가 아니라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수천 그룹의 대표 유하연이었다. 방시안이 말한 이런 것들은 상류 사회의 미혼 여성에게도 별 영향이 없는데 하물며 중요한 자원을 쥐고 있는 대표이사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예상과 다르다는 걸 느낀 방시안은 얼굴이 빨개졌다. “삼촌, 방시안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보다 먼저 교육부터 제대로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유하연은 주스를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 “안 그러면 나중에 나가서도 집안 체면을 깎아 먹을 거예요.” “무슨 소리야!” 김수호가 말하기도 전에 방시안이 탁자를 치며 소리쳤다. “말 그대로야! 넌 이미 남자들이 실컷 놀다가 버린 헌신짝일 뿐이야. 그런데 감히 부씨 집안에 시집을 가겠다고?” 유하연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 “버려진 헌신짝? 넌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어.” “왜? 네 영광스러운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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