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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엄마!” 유하연이 아무 일도 없는 것을 확인한 연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식탁 위에 거의 건드리지 않은 음식을 본 유하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연정을 식탁에 앉혔다. “왜 밥 안 먹었어?” “엄마 기다렸어요.” 연정은 통통한 손으로 유하연에게 밥을 덜어주었다. 그 모습에 유하연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함께 식사를 마친 뒤 연정이 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왔다. “이게 뭐야?”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은은하고 시원한 향기가 퍼졌다. 연정이 약초를 조금 뜨더니 유하연에게 등을 돌리라고 했다. 그러고는 유하연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에 약초를 발랐다. “바르면 안 가려워요.” 이 말을 듣고 유하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이미 안 가려워.” 하지만 연정은 여전히 꼼꼼히 발라주었다. 이 자국은 어젯밤 유하연이 연정과 함께 마당에서 약초를 따다 모기에 물린 것이었다. 예전에는 박미자가 약초를 가꾸었고 이제는 연정이 그 일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연정이 아직 어려서 종종 유하연이나 가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유하연은 유도경에게서 받은 박미자의 약초를 연정에게 주었다. 이 약초의 비밀을 알아내기 전까지 연정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했다. 다음 날. 출근하는 길, 유하연은 우연히 부정빈과 마주쳤다. “너 이게 무슨 꼴이야?” 부정빈의 모습을 본 유하연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부정빈은 얼굴이 마치 돼지머리처럼 부었으며 팔에는 깁스를 하고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뒤에서는 비서가 밀어주고 있었다. 유하연이 웃는 것을 보자 부정빈은 매우 우울해했다. “하연아, 넌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유하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누가 너한테 싸움을 걸라고 했어?” “너 알고 있었어?” 부정빈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당황해하자 유하연이 두 손을 펼치며 말했다. “내가 뭘 알았는데?” 부정빈이 머쓱해 하며 코를 만졌다. 어젯밤 유도경이 갑자기 부정빈을 찾아와 싸움을 걸자 부정빈도 흥분했다. 오랫동안 유도경을 벼르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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