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6화
강아람은 낮은 목소리로 간호사와 이야기하고 있었고, 간호사는 손에 든 보고서를 건네며 말했다.
“방금 나온 진단 보고서예요. 깜빡 놓고 가셨어요. 임신하신 만큼 더 조심하셔야 해요. 보고서로 보면 태아 상태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
간호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아람이 말을 끊었다. 간호사는 손을 내저으며 자리를 떴다.
거리가 좀 있었기에, 강아람은 유하연이 듣지 못했다고 여겼다. 그녀는 유하연을 향해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보고서를 챙겨 떠났다.
강아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하연은 끝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연정을 데리고 뒤를 쫓아가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다.
‘아람이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말은 들어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임신을 한 거지?’
강아람이 유도경의 별장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유하연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끝까지 책임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몇 걸음 가지도 못해, 유하연은 유도경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본능적으로 복도 모퉁이 뒤로 몸을 숨겼다.
연정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얌전히 소리를 내지 않고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섰다.
“하지만... 유 대표님...”
유도경의 앞에 서 있는 건 강아람이었다. 그녀는 임신 보고서를 꼭 쥔 채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앞으로 하연을 어떻게 마주해요? 하연이를 볼 때마다 저는 너무 고통스러워요. 이러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안 돼요...”
말을 잇다 보니, 눈물이 주르르 크게 떨어졌다.
유도경은 휴지 한 장을 내밀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어딘가 부드러워진 기색이 스쳤다.
“괜찮아요. 하연이는 잘 지내요. 이제는 계속 잘 지낼 수 있어요. 우리 일은 우리가 잘 정리하면 돼요.”
그 말을 듣고 강아람은 깊게 숨을 돌린 뒤 억지로 웃어 보였다. 눈가는 여전히 붉었다.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며, 유하연은 그제야 꾹 참고 있던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엄마, 손 아파요.”
연정의 목소리에 유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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