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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유하연과 유도경 사이에 화해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걸 연정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평온함은 그저 일시적인 것뿐이었다. 다음 날, 강아람이 유하연에게 전화가 와 만나고 싶다고 하는 말에 유하연은 기뻤다. 다시 만난 이후로 강아람이 항상 거리를 두는 듯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왠지 자신을 피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한때 가장 친한 친구였고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만큼 당연히 모든 비밀도 나눌 사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강아람이 일부러 자신을 외면하자 참을 수 없었다. 강아람이 가장 좋아하는 양주 요리 집으로 예약하려 했지만 강아람은 매운 요리가 강한 식당을 선택했다. 유하연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가끔 본인이 이런 음식도 먹으니 강아람이 그녀의 입맛을 배려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식당에 도착하자 강아람은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전부 가게의 대표 메뉴로 튀김과 볶음 요리가 대부분인 것을 본 유하연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임신하면 입맛이 변하나 보네. 내가 연정이를 가졌을 땐 별로 느끼지 못했어. 너무 바빠서 그랬나 봐.” 그때는 밥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빠 입맛 변화 같은 건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비서가 쫓아다니며 밥을 시켜야 겨우 몇 입 먹곤 했다. 유하연의 말을 들은 강아람은 매콤한 소고기볶음을 집던 젓가락을 멈칫하더니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 “맞아, 요즘 입맛이 점점 강해져서 자극적인 음식이 계속 먹고 싶더라. 사람들이 신맛은 아들, 매운맛은 딸이라고 하잖아. 아마 우리 아이도 여자아이인가 봐.” “너도 딸을 원했잖아.” 유하연이 웃으며 말했다. 항상 딸을 갖고 싶어 하던 강아람은 다른 집 어린 여자아이들이 화사한 드레스를 입는 걸 보면 아주 좋아했다. 강아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딸이 좋아. 다만 아쉬운 건 연정이를 며느리로 들이고 싶었는데 말이야.” 이 말에 유하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유하연이 강아람의 근황을 물어보려는 순간 강아람이 갑자기 일어나 유하연의 팔을 움켜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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