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화
눈앞으로 가까이 다가온 정교한 얼굴을 바라보며 유도경의 눈매가 서서히 가늘어졌다.
마치 위협을 내뿜는 맹수가 응시하는 듯했다.
“유 대표?”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는 그에게 유하연은 일부러 웃음을 머금은 채 재촉하듯 부드럽게 불렀다.
“좋아.”
마침내 입을 연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유도경이 받아들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유하연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저 놀려보려는 의도였고 드물게 그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상황을 그냥 흘려보내긴 아쉬웠을 뿐인데 유도경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다.
“그 계약서를 다시 원한다면 네 능력을 보여 봐.”
그가 다시 입을 여는 동시에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풀어 던졌다. 이어 천천히 셔츠의 맨 윗단추 하나를 풀며 나지막이 말했다.
“원한다면 직접 와서 가져가.”
묵직하게 내려앉은 검은 눈빛과 마주한 순간 유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녀는 한 발, 또 한발 물러서다 사무실 문 앞까지 다다라서야 유도경에게 웃으며 말했다.
“난 그냥 농담 한 번 한 거야. 유 대표,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마.”
유하연은 겁을 먹은 게 아니라 유도경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이었다.
유도경이 진심으로 움직이면 그는 지금 여기가 사무실이든 밖에 사람이 오가든 전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그녀를 이 자리에서 취해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니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애초에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보니 이제 목적을 달성한 이상 더 머무를 이유가 없었던 유하연은 유도경이 고개를 들기도 전에 문을 열고 거의 달아나듯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문을 막 빠져나가는데 유하연은 하마터면 문상훈과 부딪칠 뻔했다.
문상훈은 그녀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 세 걸음 뒤로 물러나며 양팔을 가슴 앞으로 교차하며 방어 태세까지 취했다.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뜨린 그녀는 일부러 요염하게 눈을 흘겼다.
“으악! 저 죽어요!”
문상훈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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