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5화
유하연이 매섭게 말했다.
“저는 그저 왜 그러셨는지 알고 싶어요. 왜 저랑 연정이를 배신했는지. 도대체 왜!”
유하연은 거의 목이 터져라 외쳤다. 지난 5년간 이렇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황정숙은 눈물을 흘리며 연신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제가 욕심 때문에 눈이 멀었었나 봐요. 저도 제가 잘못했다는 거 알아요. 왜 그랬는지는 더 이상 묻지 말아 주세요. 그냥 제 잘못이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제가 죄인이에요. 모든 게 다 제 잘못이에요.”
황정숙이 끝까지 입 다물고 말하지 않자 유하연은 고통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가렸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비난받을지언정 말하려 하지 않는 걸까?’
연정은 유하연의 품에 안겨 계속 훌쩍였다. 황정숙을 보고 싶지 않아 완강하게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심지어 입술에 피가 날 정도로 꽉 깨물고 있었다.
연정의 이런 모습에 황정숙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연정을 자기 친손녀처럼 아낀 것도, 연정이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모두 그녀였다.
결국 고개를 숙인 황정숙은 그냥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했다.
딩동. 딩동.
갑자기 현관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정숙은 마치 죽음의 경고를 들은 것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두려움에 휩싸여 현관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기도 했다.
그녀가 이러다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거지?’
유하연이 미간을 찌푸린 채 연정을 내려놓고 문을 열려고 하자 연정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엄마, 무서워요.”
연정은 목소리는 낮아도 눈빛은 단호했다.
그녀는 갓 걷기 시작할 때부터 전갈을 비롯한 온갖 벌레를 다루었으며, 심지어 1살이 되었을 때는 유하연과 김성호를 따라 연구원에 들어가서 인체 해부 모형을 관찰하고 각종 해부 실험에 참여하기도 했다.
비록 나이는 몇 살에 불과했지만 연정의 담력은 그 어떤 성인보다도 훨씬 컸다.
유하연은 결국 연정을 데리고 현관문 렌즈로 밖을 확인해보려 했다.
분명 초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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