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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유동민, 내가 지금 삼각지대에 있어서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거 알잖아.” 유동민의 간절한 부탁에도 독사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잖아. 아들을 구하고 싶으면 알아서 방법을 잘 생각해봐. 난 도움 될 것 같지 않으니까.” 독사가 거절할 거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유동민은 결국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원래는 이렇게 빨리 히든카드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지만 유승준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나도 알아. 이해해.” 그는 한숨을 내쉬며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그런데 네 딸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이 한마디만으로도 유동민은 주변 공기가 얼어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도 그는 독사가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독사가 앞에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지금쯤 이미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네 딸이 어디 있는지 알아. 내 아들을 구해주면 알려줄게.” 유동민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참고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상황을 되돌릴 수도 없었다. 자기 운명이 죽음인지 생존인지는 사실 그 자신도 알지 못했다. 모든 것은 그가 손에 쥐고 있는 히든카드가 독사한테 먹히느냐 안 먹히느냐에 달려 있었다. 퍽. 독사는 아무 말 없이 통화를 끊어버렸다. 유동민은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는 등이 흠뻑 젖은 채 조심스레 의자에 기댔다. 뭔가 죽다 살아난 느낌이었다. 다행인 건 기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이다. 이 시각 머나먼 삼각지대. 끊임없이 울리는 폭발음 사이로 가면을 쓴 키 큰 남자가 천천히 천막에서 걸어 나왔다. “준비해. 경진 시로 갈 거니까.” 천둥 같은 소리에 주변의 수많은 시선이 그를 향하게 되었다. 독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갑게 경진 시 쪽을 바라보았다. ... “에취!” 유하연은 이유 없이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힘껏 재채기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누군가 그녀의 몸에 외투를 걸쳐주었다. “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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