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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말하며 여다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성호 씨, 저 싫어하죠?” “아니에요.” 비록 아니라고는 대답했지만, 김성호의 목소리 톤은 예전과는 달리 조금 싸늘했다. 유하연은 그의 태도가 달라진 걸 눈치채고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여다혜 역시 말투가 달라진 걸 느끼고는 이를 악물고 김성호 쪽으로 쓰러졌다. “머리도 어지럽고 임신 중이라 너무 지쳐요.” 이건 일부러 아픈 척 동정심을 사려는 행위였다. 그러나 김성호는 의외로 그녀를 부축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그의 의외의 행동에 여다혜는 넋이 나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몸이 기운 채로 서 있다가 잠시 후, 무안해하며 자세를 고쳐 섰다. 창피해서 빨갛게 달아오른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유하연은 조금 웃음이 났다. 그러나 굳이 더 구경할 마음은 없었기 때문에 유하연은 김성호를 향해 힘내라는 눈길을 보내고는 걸음을 옮겨 연정이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가 방에 들어설 때, 연정이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유도경도 있었다. 수천억 원짜리 계약 앞에서도 흔들림 없던 남자가, 지금은 마치 천하의 난제를 맞닥뜨린 사람처럼 얼굴을 찌푸린 걸 보며 유하연은 약간 놀랐다. ‘정말로 연정이가 이렇게 심각할 정도로 화가 났다고?’ “연정아.”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 연정이의 옆자리에 착석한 뒤,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살며시 웃어 보였다. 옆에 있는 유도경은 그런 그녀를 동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그도 이미 거절을 당한 터라 그녀 역시 자신과 똑같은 처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정이는 유하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굳어지더니 초점 없는 눈길로 책을 바라봤다. 연정이가 정말로 화가 나서 자신을 무시하려는 걸까 싶던 찰나, 아이는 몸을 홱 돌려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엄마.” 연정이는 작게 부르며, 고개를 유하연의 어깨에 비비듯 기대었다. 그 순간, 유하연의 마음은 단숨에 무너졌다. “연정이 화 안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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