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3화
...
며칠 후, 유하연은 강아람이 밥을 사겠다던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참 묘하게도 고객을 만나려고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맞은편에서 걸어 들어오는 강아람과 딱 마주쳤다.
“어, 하연아!”
그녀를 보자 강아람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임산부 특유의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고, 오히려 생기가 넘쳐 보였다.
유하연은 눈을 깜빡이더니 금방 눈치를 챘다.
“설마 오늘 밥 사준다는 곳이 여기였어?”
아니면 강아람이 이 시간에 식당에 있을 리가 없었다.
“맞아! 내가 몇 군데 식당 비교해 보고, 또 그 사람 입맛까지 알아낸 다음에야 여기로 정했어.”
강아람은 신이 나서 자랑스럽게 웃었다.
“게다가 세트 쿠폰도 썼어. 완전 싸.”
그 말에 유하연은 웃겨서 미소를 지었다.
“강씨 가문 아가씨가 돈이 모자라서 쿠폰까지 써야 해?”
강아람은 손을 휘저었다.
“싸게 살 수 있는 걸 내가 뭘 굳이 비싸게 주고 사? 그건 바보야, 알지?”
그녀의 대답에 유하연은 속으로 그녀가 제일 소박하다고 인정하며 엄지를 세웠다.
“그럼 얼른 가봐. 난 지금 계약 얘기하러 온 거거든.”
그녀는 손에 든 서류를 살짝 흔들어 보이며 그녀의 어깨를 쳤다.
“역시 바쁜 여자네. 진짜 하루 종일 일이구나! 유 대표님, 이쪽으로 모실게요.”
강아람은 웃으면서 웃기고 과장된 손동작을 해 보였고, 유하연은 그런 그녀를 장난스레 째려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우연도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
식당 안쪽 룸으로 막 들어서려던 순간, 유하연은 앞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오빠는 또 왜 여기 있어?”
앞에서 걸어오는 게 김성호였으니까.
“뭐가 또야?”
김성호는 그녀의 말투가 이상해서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냐.”
유하연은 방금 강아람을 본 걸 굳이 말하지 않고, 대신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건장한 남자를 위아래로 훑었다.
평소 김성호는 늘 짧게 민 머리에, 편한 무술복이나 러닝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편함을 추구했었는데 오늘은 유행하는 브랜드의 캐주얼 차림으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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