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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슈욱. 바람 소리와 함께 갑자기 날아든 몇 개의 독화살은 땅에 깊게 박혀 꼬리 부분만 드러냈다. 소스라치게 놀란 곽하린은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순간 뭔가를 깨닫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저 사람...” “안돼.” 유하연도 에밀리의 목적을 알아차린 듯 곽하린을 끌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소란을 일으킨 그 사람은 가슴에 독화살을 맞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유하연은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숨을 확인하고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죽었어. 유퍼스 나무의 맹독을 묻힌 것 같아.” 유하연은 말을 마친 후 곧바로 고개를 돌려 에밀리를 쳐다봤다. “결국 방금은 속임수였네?” “당연하지.” 에밀리는 치맛자락을 툭툭 치고선 어깨를 풀었다. “그쪽한테는 아직 손대지 말라고 해서 살려두는 거야. 재밌는 장난감이라서 좀 더 갖고 놀고 싶다던데? 오늘은 죽이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사람을 깔보는 거만한 에밀리의 태도에 유하연은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결국 참지 못하고 먼저 공격을 시작하더니 에밀리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에밀리는 가소로운 듯 피식 웃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에서 수많은 독화살이 유하연을 향해 급히 날아왔다. “유하연!” 곽하린은 공포에 질린 채 비명을 지르며 독화살들이 유하연을 향해 날아가는 걸 지켜보았다. 이때 에밀리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손댈 생각이 없었다니까?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을 뿐이야.” 그 말을 끝으로 에밀리는 갑자기 몸을 빠르게 움직이더니 더 깊은 곳으로 뛰어갔다. 그 시각 고개를 돌린 유하연은 검은 그림자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걸 보게 되었고 곧이어 가슴에 강한 충격을 받아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 살살해.” 유하연의 불평 따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유도경은 독화살을 피하며 그녀를 붙잡고 거대한 오동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유하연을 노려봤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죽고 싶어서 그래?” 유하연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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