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5화
“그런 게 필요할 사람으로 보여?”
유하연은 유도경을 째려보더니 앞장서서 문을 힘껏 밀고 들어갔다.
“필요 없다면 다행이고.”
유도경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걸 챙기고 다니면 내가 도와줄 기회가 줄어들잖아.”
그 말을 들은 유하연은 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한 스무 봉지 준비해 둘게.”
바닥에 쓰러진 셔츠남은 온몸에 독이 퍼진 듯 해괴한 자세로 굳어버렸고 유도경은 그를 힐끗 보고선 말없이 유하연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유하연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고현우와 부하들을 이끌고 가장 안쪽으로 쳐들어갔다.
“왔어?”
소란스러운 인기척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독사는 문 옆에 서서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태연하게 한마디 던졌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무덤덤한 인사였다.
독사의 그런 태도를 본 유도경과 유하연은 서로를 눈빛을 주고받더니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빨리 항복하는 게 좋을 거다.”
제복 입은 사람들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호된 목소리로 꾸짖었다.
“넌 이미 완전히 포위됐어. 그러니까 도망칠 생각은 집어치워.”
독사는 마침내 고개를 돌렸다. 어두운 조명 아래 비친 가면 쓴 그의 얼굴은 유령처럼 섬뜩했다. 그는 경고를 듣지 못한 듯 유도경과 유하연을 바라보더니 턱을 살짝 들어 방 안의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여자가 누군지 기억해?”
유도경과 유하연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바라본 순간 방 안에서 다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귀를 찌르는 유채린의 날카로운 비명은 마치 전기톱으로 사람을 잘라내는 악마의 울부짖음처럼 들려 밖에 있는 사람들조차 저절로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게 맞아.”
유채린의 상태를 본 유하연이 독사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그쪽이랑 같이 있으면 오히려 상태가 더 나빠질 뿐이야.”
비록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지만 그래도 심윤재와 함께 있으면 유채린은 정서가 비교적 안정되었다. 게다가 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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