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7화
다음 날, 눈을 뜬 연정은 유하연을 보고선 급하게 외쳤다.
“엄마.”
연정은 목을 감싸며 안겼고 유하연도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조용히 아이를 품에 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다 지나갔어. 앞으로는 괜찮을 거야.”
연정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는 줄 알고 겁에 질렸던 연정은 한참이나 유하연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문 앞에 서 있는 유도경을 발견하고선 흠칫하더니 입술을 삐죽이며 한마디 했다.
“나쁜 아저씨.”
유도경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연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아빠라고 불러.”
“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연정은 유하연과 유도경을 번갈아 보다가 물었다.
“엄마, 아저씨가 어떻게 그걸...”
연정의 반응을 본 유도경은 피식 웃으며 유하연에게 말했다.
“알고 있었던 모양이네. 나만 바보였어.”
유하연은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듯 유도경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왜 속였는지 따져 물으려던 유도경은 그녀의 차가운 반응에 말문이 막혀 결국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유하연은 마음이 상한 듯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유도경은 그저 옆에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유하연에게 독사의 죽음은 매우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언급하지 않으니 유도경도 차마 그 일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독사의 일은 자연스레 금기처럼 여겨졌고 현재까지 유하연의 주변 사람들도 독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려 하지 않았다.
유하영의 기분을 알아챈 연정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유도경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 알았어요?”
발코니에 도착한 연정은 당돌하게 유도경에게 물었다.
그러자 유도경은 어이가 없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아빠인 걸 뻔히 알면서 그동안 나쁜 아저씨라고 불렀던 거야? 세상에 이런 딸이 어디 있어.”
“그쪽 같은 아빠도 세상에 없거든요?”
연정은 바로 맞받아쳤다.
그 말은 유도경에게 꽤 큰 타격을 주었고 충격에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연정은 침묵하고 있는 유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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