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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오만수는 피가 난 손등을 부여잡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 미친년이 감히 나를 해코지해?” 그리고 육민재를 향해 소리쳤다. “이따위로 접대하는 거야?” 육민재는 이 상황에 잠시 얼어붙었다가 곧 분노와 수치심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투자자들 앞에서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이건 차라리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경비! 저 미친년 당장 잡아!” 두 명의 경비가 곤봉을 높이 치켜든 채 다시 다가왔다. 나는 깨진 술병 반쪽을 꽉 쥐었다. 죽기 살기로 한 번 붙어보려는 순간, 옆에 있던 최유리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아악!” 그녀는 일부러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현관 수납장 옆에 놓인 키가 반 사람은 되는 도자기 화병을 하이힐로 우연인 척 걷어찼다. 쨍그랑! 굉음과 함께 화병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최유리는 곧바로 나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한 옥타브나 높였다. “이 여자가 미쳤나 봐요! 우리한테 복수한다고 우리 남편이 제일 아끼는 골동품을 부숴버렸어요!” 나는 그녀의 서툰 연기를 차갑게 지켜봤다. 그 도자기는 엄청 비싼 건 아니었지만 꽤 오래된 물건이었고, 할아버지가 생전에 좋아하시던 물건이었다. 육민재는 잠깐 멍해졌다가 곧 상황을 파악하고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받아 물었다. “그건 천년 넘은 도자기야! 경매가만 10억이라고!” 그는 성큼 다가오며 얼굴에 분노 대신 계산기 두드리는 듯한 표정을 띠었다. “진지혜, 원래는 너 좀 혼내주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겠네. 10억,그리고 오만수 대표님 다친 치료비 2억. 한 푼이라도 모자라면 넌 감옥에서 썩게 해줄 거야.” 이 말을 듣자 아까까지 비명을 지르던 오만수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는 손에서 피가 흐르는 것도 잊은 채 다시 나를 훑어보더니 느끼한 눈빛으로 끼어들었다. “육민재, 아가씨를 너무 겁주지 마.” 그는 스스로 내 앞으로 다가와 히죽 웃었다. “아가씨, 10억이면 아가씨한테는 하늘의 별 따기겠지. 이 돈 갚으려면 평생을 써도 모자랄 거야. 하지만 나한테는 그냥 푼돈이야. 이렇게 하자. 오늘 밤 나랑 가서 나 기분 좋게만 해주면 이 10억은 내가 대신 내줄게. 아까 나 다치게 한 것도 전부 없던 일로 해주지. 어때?” 이 말을 듣는 순간, 육민재의 눈이 번쩍였다. 일거양득이었다. 돈도 챙기고, 투자자 비위도 맞출 수 있으니 말이다. 그는 곧바로 은혜 베푸는 듯한 얼굴로 옆에서 거들었다. “진지혜, 들었지? 오만수 사장이 널 좋게 봐주는 거야! 이게 어디 흔한 기회인 줄 알아? 대에 걸쳐 쌓아야 받을 수 있는 복이야. 얼른 감사 인사드려.” 나는 정말로 속이 뒤집혀 토할 것 같았다. 이 쓰레기 같은 남녀가 돈과 이익 때문에 나를 물건처럼 거래하려 들다니. “10억? 잠자리로 대신하라고?” 분노가 극에 달한 나는 오히려 웃음을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술병 반쪽을 바닥에 세게 던졌다. 와장창! 유리 조각이 산산이 튀자 오만수는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계산은 할 거야. 하지만... 너희가 나랑 하는 거야.”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별장 총관리인 유성수의 개인 번호로 바로 전화를 걸었다. 벨은 한 번 울리고 바로 연결됐다. “아가씨?” 유성수의 목소리에 놀람이 섞였다. “도착하셨어요? 저는 아직 가는 중인데 길이 좀 막혀서...” “아저씨, 사람들 데리고 와요.” 나는 차갑게 말을 끊었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돈으로 협박하는 것도 모자라 잠자리 접대까지 강요하고 있어요. 변호사도 불러요. 그리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손이 비었다. 최유리가 달려와 내 휴대폰을 낚아채 통화 중인 화면을 보고 비웃듯 웃더니 스피커폰으로 바꿔 수화기를 향해 악을 썼다. “여보세요, 이 늙다리! 이 여자한테 돈 받고 연기하는 거지? 연기력이 꽤 대단한데? 아가씨? 웃기고 있네! 잘 들어. 우린 지금 아우라힐에 있어. 여긴 이제 육씨 가문 땅이야. 내가 여기 여주인이라고! 네가 누구든, 사람을 얼마나 데려오던 상관없어. 20분 안에 현금 12억을 들고 와서 이년 몸값으로 내! 안 그러면 얘 옷 다 벗겨서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줄 거야! 알아들었어? 이 늙다리야!” 전화기 너머에서 아까까지 들리던 소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몇 초간의 침묵 후 유성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하지만 아까의 온화함은 없고,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냉기가 담겨 있었다. “알겠습니다. 아우라힐의 여주인이라... 20분 뒤에도 그렇게 서서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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