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내가 대신 마셔줄게!”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시선을 돌렸다.
윤시혁은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을 들어 한 잔, 한 잔 마시기 시작했다.
임수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가볍게 깜빡였다.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반면, 옆에 있던 서은채는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휠체어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었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튀어나왔다.
‘분명 임수아가 이미 진실게임 벌칙을 받아들이고 정후와 얼굴을 맞대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잖아.
그런데... 시혁이 그가... 먼저 나서서 대신 술을 마시겠다고 하다니!
그는 임수아가 다른 남자와 조금이라도 스킨십하는 게 그렇게 싫었던 걸까?
심지어 그 남자가 그의 친동생인데도?
임수아를 향한 소유욕이 시작된 걸까?’
이런 생각에 서은채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윤시혁이 술을 다 마신 후, 고태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흠흠!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다. 다음부터는 이러지 마! 본인이 거절해서 다른 사람에게 대신 술을 마셔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먼저 나서서 술을 대신 마셔주겠다고 말하면 안 돼.”
윤정후가 끼어들어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빨리 카드 섞고 계속하자.”
그 후로도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 다들 신나게 게임을 즐겼다.
벌칙 수위도 점점 더 높아져 갔다.
윤정후가 고태현을 공주님 안기로 안고 스쿼트를 하는가 하면 서윤미가 문 앞에 서서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뜬금없이 사랑 고백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서은채와 임수아가 서로 마주 보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끼한 멘트를 날리는 벌칙까지 등장했다.
다들 배꼽을 잡고 뒹굴었다.
“아니, 이게 말이 돼? 지금까지 우리 형은 한 번도 안 걸렸잖아! 절대 용납 못 해! 자, 다시 섞어, 섞어!”
윤정후는 씩씩거리며 카드 섞기를 재촉했다.
다음 왕 카드는 서윤미의 손에 쥐어졌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눈알을 굴리더니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하트 6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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