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할머니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비밀을 감췄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임수아도 더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네.”
온종일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저녁 식사 시간임에도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은 조용히 식사를 마친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임수아와 윤시혁에게 한방을 쓰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각기 다른 방을 선택했다.
잠자리에서 뒤척이며 잠이 오지 않자 윤시혁은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와 작은 발코니로 걸어갔다.
막 바람을 쐬려던 참에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서은채였다.
“은채야, 아직 안 잤어?”
윤시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응, 잠이 안 와서.”
서은채는 휠체어를 조종해 윤시혁 앞까지 와 고개를 들었다.
“너도 잠이 안 와?”
“응.”
“오늘 오후에 발생한 일 생각하고 있는 거야?”
서은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윤시혁은 그저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은채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다시 물었다.
“시혁아 넌 아직도... 나와 임수아 씨 중 누구를 믿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거지? 우리는 정말 오랫동안 알고 지냈잖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모를 리 있어? 내가 다른 사람을 모함하고 남에게 누명 씌우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는 서은채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억울함이 묻어났다.
그 모습을 본 윤시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낮고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서은채는 그 말에 위로를 받기는커녕 더 슬퍼졌다. 윤시혁이 그녀의 질문을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에 서은채는 가슴이 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뭐라 말을 하려던 순간, 그녀는 윤시혁 뒤 유리창을 통해 가까이 다가오는 길고 가는 다리 한 쌍을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더니 갑자기 앞에 선 윤시혁을 껴안았다.
“시혁아, 날 믿어줘서 고마워. 네 마음속에서 내가 가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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