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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그녀가 막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임수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기억 안 나세요? 전 기억이 아주 생생하거든요. 그때 엄마가 뭐라 하셨더라. 투자는 원래 리스크가 있는 법, 뒷일이야 각자 알아서 책임지는 거라고 하셨죠? 수진 이모가 길에서 칼 맞은 게 자기 잘못이냐며, 부르지도 않았는데 수진 이모가 스스로 찾아오다가 당한 사고라 자기와 상관없다며 말했었죠. 강도를 원망해야지, 왜 엉뚱한 사람한테 따지냐며 억울하게 말하시더니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나 보죠?” 말을 이어가며 임수아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이상하네요. 그땐 그렇게 말하시던 분이 지금은 누가 사고 난 걸 제 탓이라고 하시니. 이중잣대도 정도껏 하셔야죠.” 성혜란의 얼굴은 순간 하얗게 질리더니 곧 붉게 달아올랐다. 화가 났지만 뭐라 반박할 수도 없었다. 그 말은 분명히 자신이 했던 말이니까. 이때 안욱진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님, 오늘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수아를 모욕하시려던 거, 솔직히 말해 큰딸 편 들어주려는 거잖아요? 며칠 전 상대가 수아를 공개석상에서 욕한 것 때문에 큰딸 혼사가 틀어졌다고 여기셨을 테고, 그래서 이참에 수아 명예라도 깎아놓고 싶으셨던 거 아니에요? 그런데 수아는 어머님 친딸이고, 큰딸은 솔직히 입양 딸이잖아요? 둘 다 자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혈육인데 입양 딸 하나 편들자고 친딸을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망신 줄 필요 있었어요?” 그 말에 성혜란은 단단히 격앙되어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현지가 왜 입양 딸이에요, 내 친딸이지!” 안욱진은 비웃음이 섞인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어머님, 정말로 그렇게 믿고 계세요?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은 거예요? 사실 확인해 볼까요? 증거는 얼마든지 모을 수 있어요.” “현지는 내 딸이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성혜란이 그리 소리치고는 임수아를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집에 오면 각오해.” 그 말만 남긴 채 그녀는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흥미진진한 눈빛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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