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화
이건 누가 봐도 억지 화풀이였다.
이 집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하경림은 원래부터 임수아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임수아 문제를 괜히 그녀 탓으로 돌리다니, 억울할 만도 했다.
윤재훈의 말을 들은 순간, 하경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임수아는 그런 억지스러운 화풀이를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아버님, 불만이 있으시면 저한테 직접 말씀하세요. 굳이 다른 분한테, 특히 어머님께 화풀이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그녀는 잠시 호흡을 고르고 말을 이어갔다.
“제가 이 집안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아버님은 단 한 번도 집에 돌아오신 적이 없으셨잖아요. 할머니가 몸이 편찮으실 때마다 늘 어머님이 곁에서 보살펴드렸습니다.”
“이 집에서 어른을 모시고 어린 자식들을 챙기며 온갖 일을 감당해 오신 게 바로 어머님이에요. 그런데 아버님은 도대체 뭘 하셨죠?”
임수아는 코웃음을 치며 직설적으로 말했다.
“제 생각에 아버님은 어머님께 고마워하셔야 합니다. 어머님이 있었기에 아버님이 그동안 바깥에서 편히 지내실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그녀는 마지막 한마디를 일부러 힘주어 내뱉었고 그 속에 못내 감춘 날 선 뜻이 서려 있었다.
그 말에 하경림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녀는 복잡한 감정에 휘말려 눈을 내리깔며 뭐라고 말할 수조차 없었다.
얼굴이 검푸르게 굳어진 윤재훈은 테이블을 ‘탁’ 하고 세게 내려쳤다.
“네가 뭔데 감히 그런 말투로 어른한테 대들어? 버릇없이!”
그 묵직한 소리에 방 한쪽에서 투명 인간처럼 조용히 있던 하유민이 소스라치듯 몸을 떨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 놀란 눈으로 임수아를 바라보았다.
고모부 앞에서 이렇게 대놓고 맞서다니, 게다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눈 하나 깜짝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입 다물어!”
결국 참다못한 한효진이 나서서 윤재훈을 꾸짖었다.
“어른? 방금 네가 한 말을 다시 곱씹어 봐. 그게 과연 어른다운 모습이니? 수아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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