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화
“그래요?”
임수아는 다소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2초 동안 침묵한 뒤 하민우를 놓아주었다.
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손목이 부러져서 촬영 일정이 지연될까 봐 걱정되는 것만 아니면 진작 무자비하게 손을 썼을 것이다.
하민우를 바라보며 임수아는 입꼬리만 올린 채 말했다.
“하민우 씨, 제가 좀 예민한 편이라서 남이 함부로 건드리는 걸 못 참아요. 앞으로 웬만해선 제 몸에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하민우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명, 명심할게요.”
임수아는 그제야 몸을 돌려 촬영장을 나갔고 민서후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굳은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민우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손으로 훔쳤다.
조금 전엔 일부러 은근한 신체 접촉을 하며 임수아를 만지는 동시에 슬쩍 신호를 보내려고 했는데 저 여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이야.
‘성격 화끈하네. 하지만... 난 이런 게 오히려 좋아. 데리고 놀면 재밌잖아.’
하민우가 자신의 대기실로 걸어가자 비서가 물을 건네며 물었다.
“어때요? 손은 괜찮아요?”
“별일 아니야.”
하민우가 무심하게 말하자 비서는 참지 못하고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민우 형,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임수아 그 여자는 성격이 너무 사나워서 상대하기 힘들어요.”
하민우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흥미롭게 말했다.
“네가 뭘 알아. 이렇게 화끈한 여자일수록 길들이는 게 더 재미있지.”
비서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모든 포스터 촬영이 끝나니 벌써 오후 5시가 되었다.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지운 임수아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하 1층 주차장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려던 순간 문 사이로 갑자기 한 손이 쑥 들어오더니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하민우가 비서를 데리고 올라타며 임수아를 본 순간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있었던 일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은 듯 조금도 어색해하지 않았다.
하민우는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바라보며 미안함이 묻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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